※ 주 : 이 글은 차별이나 혐오를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글이 아닙니다!
청원 관련 게시글 :
http://todayhumor.com/?military_83933
KNRC.
'한국철도대학'으로, 1905년 철도이원양성소를 시작으로 해방 이후엔 교통고와 철도고, 철도전문대 시절을 거쳐 한국철도대학 시절을 보낸 이후인 지금에 와서는 충주대와 2012년에 통합하여, 2016년 2월을 기점으로 '한국교통대학교 의왕캠퍼스 철도대학'으로 완전히 거듭난 학교입니다.
KNRC라는 용어에 대한 설명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요.
청원 관련 게시글을 보다 보니 문득 떠오르는 게 있더이다.
철도대 시절에는 총 7개의 학과가 있었습니다.
그나마 문과 계통에 근접했던 것이 2년제였던 철도운수경영과나 철도경영정보과.
주로 역 등에서 역무를 주로 하게 됩니다.
실제로 배워보시면 역무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습니다만 일반인들은 대부분 '매표' 등의 역내 사무업무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요;;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철도 현장 기술업무의 기초를 배우는 3년제 학과가 나머지 다섯인데요.
집중적으로 기관사를 전문 양성하는 '철도운전기전과'
철도차량의 기계적인 이해를 배워 차량정비 쪽의 기술자를 양성하는 '철도차량기계과'
옛날에는 열차 운행을 할 때 증기기관차나 디젤기관차로 끌었기 때문에 주로 석탄이나 디젤을 땠지만
요새는 전기기관차, 도시철도 전동차 등도 늘고 해서 전력 문제를 빼놓을 수 없게 되었죠? 그를 다루는 '철도차량전기과'
철도선로의 부설, 정비 등에 대해서 배우고 이쪽 기술자를 키우는 '철도시설토목과'
열차의 운행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ATS, ATC 등의 철도신호체계의 원리와 그 작동, 이해 등을 배우는 '철도전기제어과'
이렇게 총 7개의 학과가 있었습니다.
통합 초기에는 운수경영과 경영정보를 합치고 차량전기와 전기제어를 합치고 컴퓨터정보공학을 충주에서 받아와 6개 학과가 되었다가
최근에는 철도경영물류와 철도공학이라는 2개의 학부 밑에 각각 2개, 4개의 학과를 두는 식으로 편제가 바뀌긴 했지만요.
제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이미 과거 철도전문대학 시절에 있었다던 여학생 할당제는 사라진 지 오래 되었던 때였어서
(90년대 초까진 한 3%? 정도 할당했었다고 합니다. 한 해 신입생이 130명 가량이었으니 3, 4명 정도가 허용치였죠.)
어느 학과에나 여학생들도 자유롭게 입학해서 기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만
희한하게도, 그럼에도 여학생들 대부분은, 철도운전기전과 같이 기관사를 양성함으로 철도 관련 공기업에서 잘 뽑아간다는 인상이 널리 퍼짐으로써 이미 명성이 자자했던 그런 학과가 아니라면 철도운수경영이나 철도경영정보 같은 그나마 문과틱한 과에 몰리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운수경영, 경영정보, 운전기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4개 학과에서는 정말 전 학년을 통틀어 여학생을 거의 잘 볼 수 없었긴 했습니다.
특히 전해져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토목과는 압도적인 남초라는 말로도 모자란, 아예 남성전용학과(..)였던 시절이 있었다고 할 정도라더군요.
실제로 저도 기숙사에서 조별과제하는 다수의 토목과 학생들을 보았는데
적색과 백색이 교차된 봉 같은 것을 들고 측량실습 같은 것을 전두지휘하는 여학생 한 명을 빼고는 토목과 소속 여학생을 본 적이 없네요.
그 외에 차량전기나 전기제어, 차량기계 등에서도 어쩌다 한두 명씩 드문드문 있을 따름이지 매우 압도적인 남초였습니다.
통합하고 나서 완전히 4년제로 거듭난 지금은 어떠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기본적으론 철덕(..)이다 보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물론이고 인터넷 카페 등도 철도 관련 커뮤니티를 자주 가는데요.
지금은 거의 다 망해가고 있으며 그마저도 내부 어그로 때문에 마지막까지 골치를 썩고 있는 커뮤니티로 디씨인사이드의 철도 갤러리가 있습니다.
이 갤러리에서 철도 현직자로 추정되는 분이 올려준 재미난 자료가 있어서 올려봅니다.
채용직렬명칭을 보니 아마 올해 하반기 쯤에 있었던 코레일의 모집결과 같은데요.
다른 직렬 분야에서도 만만찮은 모집 지원자 수 및 모집경쟁률을 보여줬지만
역내 사무 같이 문과스러운 업무(실제로는 기술적인 역량 역시 다소 필요합니다만-_-ㅋㅋㅋ)를 중점적으로 할 것 같아 뵈는 사무영업 직렬에선 정말 압도적인 경쟁률와 지원자 수를 보이죠? ㅋㅋㅋ 저 7개 직렬에 지원한 총 2만 7천여 명의 지원자 수의 절반이 사무영업에 지원한 겁니다. 나머지 절반은 나머지 6개 직렬에 지원한거고요.
반면 가장 최저 경쟁률이었던 것은 왠지 노가다 삘이 나 뵈는 토목 직렬이었고,
가장 최저 지원자 수를 기록한 곳은 역시 토목과 궤를 비슷하게 할 것으로 보이는(지원자 입장에선) 건축 직렬...
비록 성별 지원률 등이 명확히 드러난 자료가 아니라서
이것만으로는 진학, 진로에 따른 성별 경향성에 대해 명확하게 단정지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는 자료이긴 합니다만
취직 시장에서 이러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취준생 딸 청원이 제기하고 있는 소위 '문제'라는 것들에 대해서(이른바 '남자인 것이 스펙인 시대', '기업의 여성혐오로 인해 여성은 취업 및 직장 내에서 철저히 배제된 약자이자 피해자' 등등...) 이미 어느 정도는 부분적인 반박이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