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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게시물ID : lovestory_838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5
조회수 : 34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1/10 18:24:22
사진 출처 : http://grunge.website/
BGM 출처 : https://youtu.be/kXq1X8yNhCA




1.jpg

이성부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이제 비로소 길이다

가야 할 곳이 어디쯤인지

벅찬 가슴들 열어 당도해야 할 먼 그곳이

어디쯤인지 잘 보이는 길이다

이제 비로소 시작이다

가로막는 벼랑과 비바람에서도

물러설 수 없었던 우리

가도 가도 끝없는 가시덤불 헤치며

찢겨지고 피흘렸던 우리

이리저리 헤매다가 떠돌다가

우리 힘으로 다시 찾은 우리

이제 비로소 길이다

가는 길 힘겨워 우리 허파 헉헉거려도

가쁜 숨 몰아쉬며 잠시 쳐다보는 우리 하늘

서럽도록 푸른 자유

마음이 먼저 날아가서 산 넘어 축지법!

이제 비로소 시작이다

이제부터가 큰 사랑 만나러 가는 길이다

더 어려운 바위 벼랑과 비바람 맞을지라도

더 안 보이는 안개에 묻힐지라도

우리가 어찌 우리를 그만 둘 수 있겠는가

우리 앞이 모두 길인 것을







2.jpg

이재무종소리

 

 

 

오래 우려낸 침묵 동그랗게 퍼져서 간다

저 소리 어찌 저토록 맑고 깊을 수 있단

말인가 그의 두툼한 손길 닿는 곳마다

새순은 불쑥 키가 자라고

또래끼리 왁자지껄 떠들며 흐르는 냇물

쑥스러워 한 박자 숨소리 낮추는 것을

꽃들은 홍조를 띠며 더욱 붉어가고

가지에 걸터앉은 꽁지 짧은 새

서산 낙일에 눈시울 붉어지는 것을

고달픈 한 생애가 소리의 원 안에 들어와

귀를 씻고 제 안을 골똘히 들여다보는

다 늦은 저녁 천년 잠 든 돌 고요히 눈을

뜬다 저 자애로운 소리의 상호 앞에서

누군들 열린 단추 여미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바다에 다 와가는 강물처럼 당신은

산사 떠나 숲 사이 우렁우렁 걸어오셔서

빠진 이처럼 춥게 서 있는

마을의 지붕 위에 괜찮다괜찮다고

잔기츰 흩뿌리신다







3.jpg

이형기돌베개의 시

 

 

 

밤엔 나무도 잠이 든다

잠든 나무의 고른 숨결소리

자거라 자거라 하고 자장가를 부른다

 

가슴에 흐르는 한 줄기 실개천

그 낭랑한 물소리 따라 띄워보낸 종이배

누구의 손길인가내 이마를 짚어주는

 

누구의 말씀인가

자거라 자거라 나를 잠재우는

 

뉘우침이여

돌베개를 베고 누운 뉘우침이여







4.jpg

정호승겨울날

 

 

 

물 속에 불을 피운다

강가에 나가 나뭇가지를 주워

물 속에 불을 피운다

물 속이 추운 물고기들이

몰려와 불을 쬔다

멀리서 추운 겨울을 보내는

솔씨 하나 날아와 불을 쬔다

길가에 돌부처가 혼자 웃는다







5.jpg

박정원바람이 불어와 너를 비우고 지나가듯

 

 

 

기다림은 그대로 좋은 것

 

바람이 불어와 너를 비우고 지나가듯

매듭짓지 마라

있는 그대로 마음 그대로

영원 속에 머물 존재리니

 

지금 네가 움켜쥐고 있는 너는

언젠가 영원으로 돌려보내야 할

작은 빛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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