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천성이 원체 싸움과 다툼을 싫어하는 편이라 키보드 배틀도 잘 안하고, 분쟁과 분란 등에선 항상 멀리 떨어져 있는 편입니다.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상관 없이요.
하지만 작금의 여러 사태들을 보며 이 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떠올라서 같이 나누고 싶군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 입니다.
이 작품의 초반부를 보면 수퇘지 메이저 영감은 다른 동물들에게 자유와 부를 얻기 위해선 우리를 착취하는 인간들을 거꾸러뜨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 말에 감명을 얻은 다른 돼지 3마리, 스노볼, 나폴레옹, 그리고 스퀼러는 메이저 영감 사후에 메이저 영감의 교훈들을 모티브로 하여 "동물주의" 라는 사상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결국 동물들은 반란을 일으켜 농장 주인인 존스를 몰아내는데에 성공 하지요.
뛰어난 연설가였던 돼지 스노볼은 농장에서 존스를 몰아낸 후에 “동물주의”의 기본 원칙을 7가지 계명으로 요약을 한 뒤에 헛간 벽에 모두가 읽을 수 있도록 적어 놓습니다. 한번 무슨 내용인지 보실까요?
1. 두 발로 걷는 자는 모두 적이다.
2. 네 발로 걷거나 날개가 있는 자는 모두 동무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잠을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여기서, 이 소설을 읽어 보지 않으신 분들 께서는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습니다. “왜 어떤 동물도 옷을 입거나, 침대에서 잠을 자거나,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라고 하는거지?” 라고 말이죠. 간단히 말하자면, 상기한 행위들 모두 인간들이 행하던 “악습”으로 규정 하였기 때문이죠.
허나, 이 7가지 계명을 외우지 못 하는 동물들이 많아서, 돼지 스노볼은 저 계명들을 한 문장으로 압축 합니다.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인간의 특징을 두 손과 두 발로 정의 하였기에 이러한 결론을 내린 것 이지요. 이에 머리가 그다지 좋지 못한 양들은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라는 문장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외웠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농장을 탈환 하기 위해 존스가 사람들을 모아 쳐들어 오지만, 스노볼의 활약에 힘입어 동물들은 존스를 막아 냅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수 많은 일들이 동물 농장에서 발생 하였습니다. 돼지 스노볼은 나폴레옹에 의해 농장에서 쫒겨 도망치고 반역자 라는 누명이 씌워지죠. 나폴레옹에게 반대 되는 의견들은 나폴레옹이 직접 훈련시킨 맹견들과 양떼들의 외침에 계속 덮여 졌지요.
그러던 어느 날, 동물들은 아주 충격적인 광경을 보게 됩니다. 돼지 나폴레옹과 스퀼러가 두 발로 서서 앞발에 (이제 그럼 손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채찍을 들고 있는 모습을 말이지요.
동물들은 심히 놀라 충격에 빠졌습니다. 자신들을 인간에게서 자유케 한 줄로만 알고 있었던 돼지 스퀼러와 나폴레옹이 인간들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니!
잠시 후 충격에서 헤어나온 동물들은 뭐라 말을 꺼내려 입을 열려는 찰나, 양들의 외침에 동물들의 소리는 묻히고 맙니다.
“네 발도 좋고, 두 발은 ‘더욱’ 좋다! 네 발도 좋고, 두 발은 ‘더욱’ 좋다!!”
이 외침이 잠잠해질 무렵엔 돼지들은 이미 농장 본채로 들어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작금의 상황을 지켜 볼때, 저는 소설 중 다른 동물 보다도 양들이 생각 나더라고요.
나폴레옹이 무슨 말을 하던지, 또 어떤 행동을 하던지 그저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만 외쳐 대고, 후엔
“네 발도 좋고, 두 발은 ‘더욱’ 좋다!“
라는 아주 모순적인 말까지 말이죠.
“이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물론 문 대통령과 돼지 나폴레옹을 동일 선상에 두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 “무조건”지지자들은 동일 선상에 둘 만 하더군요.
“이니가 뭘 하던지 지지 할거야!”
과연 이 발언이, 양들의 외침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요?
때로는 양들의 외침이 침묵 보다 무서운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