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후 잔디 상태가 불량해 축구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서울 월드컵경기장이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하는 경기에서는 더 나쁜 잔디를 드러낼 공산이 크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은 이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표팀과 FC 서울의 빡빡한 경기 일정과 고온다습하고 폭우가 잦았던 올해 여름 날씨 때문에 잔디 상태가 매우 좋지 못했다. 서울과 에스테그랄이 맞붙은 2013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당시에는 보는 이들을 낯뜨겁게 할 수준에 이르렀다. 11일 오전 10시에 서울 모 대형 교회의 기도대성회가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한 기독교 관련 미디어는 이 행사는 약 다섯 시간 정도 진행될 예정이며, 2011년 기도대성회에서는 무려 10만 명이라는 어머어마한 신도가 몰렸다고 전했다. 수용 인원이 최대 6만 6,800여 명에 불과한 서울 월드컵경기장이 감당하기 힘든 인파다. 당연히 관중석은 물론이며 잔디에도 사람들이 자리에 집회에 참여할 공산이 크다. 주최측에서 어떻게 행사를 기획하는지 모르나 예년 기준을 감안하면 잔디가 망가지는 건 수순으로 보인다.
기독교 단체가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대관했다는 것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이튿날 브라질전이라는 큰 스포츠 이벤트가 예정된 상태에서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이런 행사를 불과 하루 전에 승인한 것은 다소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쩌면 홍 감독의 우려처럼 다시 망가진 서울 월드컵경기장 잔디가 한국 축구의 치부가 되어 전세계 언론에 노출되는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누가 허락해준건지 그 놈은 뇌가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