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 몇명이 친구네 집에 모여있다고 전화가 왔다. 이사 간 집에서 애들 모인다고, 놀러오라는 전화였다.
-응, 알았어.-
난 대수롭지 않게 친구네로 향했고 곧 도착했다. 집은 1층에 있는 일반 원룸이었다. 특이한건 화장실 벽에 있는 창문이 좀 큰거 정도? 우리는 지눕을 둘러보고 방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뭔소리지?-
시간이 조금 지날 무렵부터 누군가가 철을 긁는 소리가 났다. 섬뜩한 느낌이 들었으나 모두들 일부러 무시하는 기색이 역력해보았다. 그 순간,
-너...-
명백하게 귀에 들리는, 마치 철통이 휘어지고 문드러지면서 나는 소리와 함께 그 여자 목소리는 화장실 쪽 에서 흘러나왔다. 모두들 혼비백산해서 미친듯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다. 나 역시 그럴려다가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하며 주변에 무기가 될 몽둥이를 손에 쥐고 화장실 문은 발로 쾅 차서 열었다.
커다란 창문은 열려있었고 열린 틈으로 이제 막 천천히 사라져가는 여자의 긴 머리카락이 보였다. 그녀의 손에는 벽돌이 들려있었으며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창너머로 편의점 직원이 물건을 내다 버리려고 나온게 보였다. 난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저기요, 혹시 이쪽에 뭐 보이시는거 없으세요?-
그러자 편의점 직원이 경직된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이야기 했다.
-아니 왜 새벽부터 무섭게 귀신 이야기를 하세요? 아무것도 안보이는구먼-
편의점 직원의 대답에 난 머리가 멍해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소름이 돋았다.
-귀신봤다는 이야기 안 했는데 어떻게 아세요?-
그리고 난 꿈에서 깼다. 근데 평소와 달리 이상한 점은 내가 꿈에서 깨어난게 아니라 마치 쫒겨나고 급하게 삭제된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귀신도 친구들도 이미지만 보였고 누군지 뭘 했는지에 대해서 느낌만 기억나는데, 그 편의점 남자는 정확하게 외모부터 차림새 말투, 목소리까지 기억난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지었던 쓴 웃음까지.. 그는 누구였을까? --------------------------------
오늘 꿈을 꾼 내용인데 귀신보다 더 소름끼치는게 편의점 남직원이네요. 살다가 꿈에서 쫒겨나는 느낌은 처음인지라...혹시 이런 꿈 꾸신적 있으시나요. 마치 이 꿈의 주인이 제가 아닌 그런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