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반말을 사용하였습니다.
글을 쓰기에 앞서 나는 남성/여성 징병제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다.
국방의 의무는 국민 모두에게 해당하며, 결격의 사유가 없는 한 당연히 책임을 다해야한다.
나아가 그것이 여성인권 신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여성징병이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은가를 생각해야한다.
개인적으로 여성징병제는 굉장히 오랜시간이 걸릴 사안이며, 현재 정권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문제가 된 사항인데 왜 그럴 수 밖에 없는가.
우선, 첫째로 전략의 부재다.
군게에서 다들 여성징병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현실적인 방법이 있는가?
내가 살펴본 바로는 전혀 없다.
그저 청원을 하는 정도일 뿐이다.
일베 폐쇄를 하는 것이나 정책을 수정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군체계를 바꾸는 전국가적인 시스템개조를 하는데
단지 청원운동만으로 진행된다? 불가능하다.
국방부 및 정부, 정당등이 붙어서 계획 수립, 정책 실현을 하는데만도 몇 년이 걸릴 어마어마한 일이다.
내가 이해를 못하겠는건 도대체 왜 이걸 현재 정부한테 내놓으라는 식으로 주장하냐는 것이다.
그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해서? 이런 분노가 끌어올랐을때 대통령이 돼서?
글쎄, 납득이 가질 않는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당신이 대통령이라면 여성징병제 카드를 쓰겠는가?
취임한지 고작 6개월 된 그것도 시민들의 성원으로 어렵게 올라간 그 자리에서 여자와 남자를 편가르고 내 지지율 다 깎아먹을 뻔한 수를 둘 사람이 있을까? 언론, 국민, 야당한테 물어뜯기고 오히려 남성 여성간 적대감을 불러일으킬게 뻔한데 그걸 감당할 정치인이 있을까?
대통령뿐 아니라 여성징병에 대해 주장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것과 정치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어떤 정치인도 쉽게 물 수 없는 주제인 것은 확실하다.
여성징병제는 분명 정치적인 문제다. 그렇다면 그 해법 또한 정치에 있는 것이다. 정치적인 상관관계와 전략을 고려하지 않고 주장하는 것은 어찌보면 무의미한 주장이나 다름이 없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지금의 주장은 허황되게 들릴 수 밖에 없다.
둘째, 인식의 부재다.
여기서 글을 보는 사람들은 여성징병이 너무 당연한 거라 여길 것이다. 나 역시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현실을 짚어보자. 우리나라는 창군이래 혹은 그 이전부터 여성이 징병이 된 적이 없다.
국가에서 여성을 사병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는 나라인 것이다.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다들 순응하고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당장 내 주변에 군필 남성들만봐도 여성이 군대가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의견을 표한다.
제도가 바뀌면 인식이 따라온다고? 다른 나라는 여성징병을 하는데 왜 우리나라는 못하냐고?
그렇게 따지면 여성징병을 안하는 국가가 더 많다. 그리고 그 나라는 나름의 공론화와 그 과정을 거쳐 만든 제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성징병에 대한 얘기가 본격적으로 화두가 된 것이 작년 12월 이후 대선때까지로 여겨진다.
고작 1년도 다뤄지지 않았다. 그것도 넷상, 그것도 한 커뮤니티, 그것도 한 게시판에서 말이다.
전국민이 대상이 되는 사항이다. 이것에 대해 각자의 생각이나 판단을 할 시간과 내용이 필요하다.
종합하자면 현재의 여성징병주장은 사람들의 공감도 받지 못하고 정치적으로도 다룰 필요가 없는 주제일 뿐이다.
사실 군게만 심각하지 다른 커뮤니티, 사회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오히려 군마드라고 비아냥 거리면서 찌질한 남자들의 주장이라고 치부할 뿐이다.
내 생각이 이렇다.
여성징병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징병이 될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그게 그나마 현실적이다.
군인 인권개선/봉급 현실화 -> 군 적폐청산 -> 군대 내 부조리 정화작업 -> 여성징병제 논의
최소한 이러한 프로세서가 있어야 논의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본다.
그나마도 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군대가 갈 만한 곳이 되어야 여성들도 갈 수 있다라는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여성징병제 주장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다같이 구렁텅이에 뻐지자는 얘기로 들린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나올 것이다.
그 구렁텅이에 빠져있는 남자들은 뭐냐고?
남자들은 분명히 사회적인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 그러나 이걸 바꿀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전혀 없다.
억울하지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현재의 군대문화를 바꾸는 것이 최선이다.
군대에서 학점을 받고 충분한 봉급을 받고 인간적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것이 가장 빠르고 가능한 부분이라고 본다.
이것이 선결되지 않으면 여성징병제는 그냥 떠돌다가 사라져버리는 주장일 수 밖에 없다.
지금의 청원운동, 주장 등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권리다.
그것을 문제삼는 사람들이 이상한 것이다.
하지만 타인에게 논리로 내가 맞는데 너는 왜 못알아 듣냐의 식의 표현은 문제가 있다.
지금 설득을 해도 모자랄 판에 싸우고 있으니 주장이 먹히겠나?
또한 아무 전략이나 방안도 없이 무조건 정부에게 해달라고 주장하고 비난하는 것 또한 얼토당토하지 않다.
무조건 지지한다는 사람들을 비판하면서 마찬가지로 무조건 비판만 하는 꼴 아닌가?
지금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됐건 여성징병제를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는 하지말자.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60년간 이어진 국군의 방침이 하루만에 바뀔거라는 나이브한 태도보다는
현재 우리가 바꿀수 있는 가능한 문제에 대해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