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장받아 15년 육군에 입대해서 17년에 제대했습니다. 춘천에서요.
제 보직은 실제보직과 배정받은 보직이 달랐습니다.
배정받은 주특기는 장비를 운용하는 보직이지만 실제 자대에서했던 업무는 행정병이었습니다.
원래 주특기로 배정받은 장비가 병사손에서 건드릴 만한 물건이 아니였고, 자대에 있는 시간보다 다른부대에 파견형식으로 나가있는 시간이 더 긴
장비였기 때문입니다.
보통 자대에서 훈련을 하면 기록을 남겨야 하고, 보고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는 사진이있어야 하죠. 그 사진을 편집해서 간부한테 전달하는 업무를 몇번 한적 있습니다.
행정병이셨던 분들이나 아니면 행정반의 컴퓨터 화면보호기(대기화면)를 본 적이 있으신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일반 컴퓨터의 화면보호기는 화면이 꺼지거나, 혹은 그냥 특정그림 하나가 쭉 떠 있습니다.
근데 군대 내부에 있는 컴퓨터는 좀 다릅니다.
보안을 얘기하는 화면보호기가 떠 있습니다. 바탕화면도요,
어떤 화면이냐면 카톡,페북,트위터 등SNS로 이루어진 퍼즐이 있습니다.
그리고 퍼즐을 맞추지 못한곳에서 누군가가 훔쳐봅니다. 그 옆에는 문구가 하나 떠 있습니다.
"가볍게 생각한 군사보안 적에게 기밀누설" 이런식으로요.
바탕화면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아까 말한 사진 편집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냐면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습니다.
그 사진을 휴대폰 화면에 뛰운채로 다시 카메라로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로 옮겨서 휴대폰이 안나오게 테두리를 잘라내고 카메라로 찍은것처럼 만들어서 전달합니다.
전에 한 간부한테 병장대 왜 이런식으로 하냐고 재미삼아 질문한적 있습니다.
"카메라는 무겁고 귀찮으니까" 특별한 이유 없었습니다.
그리고 카톡으로 훈련일정이나 이런거 주고받는 얘기도 많이 봤고요.
특정 분대장은 당직 설 때 당직사관이랑 친하면 휴대폰 빌려줘서 놀게 하는 것도 봤고요.
그런데 병사가 휴대폰을 무단소지 하고 있다. 이러면 완전 쓰레기 취급받습니다.
예, 뭐 하지말라는 하는데 잘못된거 맞죠. 근데 본인들도 하지말라는거 하면서 지적하니 어이없더라구요.
2.
훈련 이름이 기억 안나는데, 어떤 훈련이었냐면 부대 밖 도로 근처 언덕이나 산에 있는 진지에 들어가서 특정 방향으로 오는
거수자(거동수상자)를 잡는 훈련이었습니다. (훈련도 좀 엉터리 식으로 진행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훈련이 끝나 부대로 복귀하고 총, 대검들을 반납햇죠,
근데 문제는 누군가의 대검이 하나 없어졌습니다. 대검이 80정이면 79정이 돌아온겁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반납 할 때 마다 리스트 체크하면서 넣었음에도, 제대로 체크 안 된 인원들도 몇명 있었구요.
물론 그 체크 안된 인원들은 서로 자기는 반납했다로 얘기가 흘러갔습니다.
실제로 딱 1정 없어진거니 잃어버린 사람도 반납했다 라는걸로 얘기 했을겁니다.
그리고 그 대검 하나를 찾기위해 몇명의 인원이 몇일을 고생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지나서 찾았습니다. 근데 그걸 찾은 인원이 아까 말한 반납리스트에 체크 되지 않은 인원입니다.
뭔가 예상 안가시나요..
당연히 증거없이 의심하더군요.
전부터 병사들이 마음에 안들어하던 간부(대검 잃어버린 사람은 병사가 아니라 간부입니다)이기는 했는데
대놓고 말은 못하고 다들 뒤에서 저 인간 아니냐 하더군요..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는데, 제가 나온 부대는 이랬습니다..
P.S: 그리고 대검 찾은 다음날
그 근처에서 또 하나 대검을 찾았습니다. (????????????????????????_
저희가 가지고 있는 대검이 80정이었다면 잃어버린걸 찾았으니 80정이어야 하는데
누군가 또 어디서 잃어버린 대검을 주워와서 81정이 된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