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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China의 역습, 암울한 대한민국의 제조업
게시물ID : economy_83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거래명세표
추천 : 21
조회수 : 1256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4/10/20 15:50:41
Made in China

그동안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저 짧은 세 단어는 비웃음의 상징이었습니다. 싸기만 하지 품질은 개판이다. 애들 장난감 수준의 기술력이다. 외국 기업들의 하청국가다. 등등... 대한민국에서도 오늘도 대륙은 평화롭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중국의 제품들이 폭발한 사건들을 퍼 나르거나 카피품 이하의 사기제품들을 소개하곤 했죠. 물론 이것은 현재도 진행형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과연 웃어 넘기면 그만인 것이 Made in China일까요?

싼 인건비를 무기로 세계 각국의 생산기지를 흡수하여 거대한 공장이 된 중국. 그것에 만족하는 수준이라면 중국을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도 앞으로 경제성장을 장담할 수 없고 인건비는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에서 만족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각국의 제품들을 생산하면서 중국은 상당한 기술을 축적했습니다. 때문에 과거 외형만 그럴싸하지 내실은 꽝이었던 중국 제품들의 품질은 무서운 기세로 향상되고 있죠. 뭐, 여전히 특허? 그게 뭐임? 먹는거임? 하고 있는 중국 깡패들인 것은 여전하지만 '그럴 듯 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제조업으로 주로 국내에서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만 향후 5년 안에 국내 공장의 운영을 중단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선택을 해야하는 시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생산을 했던 이유는 대기업이나 수출에 있어는 아직 'Made in Korea'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아세이 단계는 중국에서 생산한다고 해도 조립과 최종 검수는 한국에서 진행해야만 납품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상당수라 국내에 최소한의 시설은 유지하고 있는 것이죠. 저희 회사의 경우에는 주로 백화점, 호텔과 고급 매장에 납품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은 제시할 수 없는 경우가 열에 아홉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저가시장이나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제품들은 이미 중국산이 지배하고 있기도 하지요.우리같은 서민층들의 생활에는 사방천지가 다 Made in China니까요. ㅎ

그런데 최근 저희 회사의 경우 중국 현지업체에서 샘플을 구입한 후에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고작 3년 전, 2011년에 같은 업체에서 받았던 샘플은 말 그대로 '쓰레기'였습니다. 저가 원자재, 넘쳐나는 불량, 촌스러운 디자인, 엉성한 마감...말 그대로 Made in China였죠. 하지만 현재는? 여전히 디자인은 엉성하지만 자재의 질도 좋아지고 불량도 획기적으로 감소했습니다. 저희 회사같이 현지법인을 설립할 여건이 안 되는 경우 중국 현지업체와의 생산부분에 대한 아웃소싱을 진행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 정도였죠. 물론 당장에는 원청에서 Made in China를 선호하지 않지만 그것이 천년만년 갈 수가 없습니다. 단가는 반 밖에 안 되는데 품질은 같다면 선택은 뻔하죠. 

결국 내수시장에서 먹고사는 제조업은 하나둘 망해갈 겁니다. 일부 고도의 기술집약적 산업과 자동화기계들만 대한민국에 남겠죠. 

실상 서구의 과거에서 봐도 이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유럽의 생산도시들의 몰락이 있던 80년대나 미국 디트로이트의 몰락과 같이 말이죠. 하지만 그들과 우리의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대안의 부재.

유럽의 경우 제조업들이 폭삭 망하고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이 금융/투자와 관광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수 많은 관광대도시가 이때 등장합니다. 사실 그 이전에는 스위스도 이탈리아도 프랑스도 관광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았죠. 제조업의 몰락과 함께 관광산업 부흥을 위해서 역사찾기에도 전력을 다 하기도 했습니다. 금융업을 중심으로 해외투자를 공격적으로 하며 로스차일드와 같은 괴물도 탄생하죠. IMF는 망해가는 국가를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닌 마르지 않는 돈줄에 빨대를 꼽기 위해서 활동했습니다.

이처럼 서구권은 대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있나요? 없습니다. 아, 한가지 있습니다. 서민들을 뜯어서 기업들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 하지만 이것도 중소기업들과는 큰 관련이 없으니  진정한 의미의 대안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조업의 몰락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국가나 대기업들은 R&D사업에 있어서 보여주기에 그치고 있어서 그나마 몇 안 되는 생존가능성을 말아드시고 있어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중국은 오히려 향후 인건비 상승에 따른 노동집약적 산업의 몰락이나 자원고갈에 대한 대책을 우리보다 먼저 세우고 있다는 겁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중국은 아프리카의 최대 규모 무역파트너입니다. 중국의 공장들은 아프리카로 하나, 둘 이전하고 있죠. 최근 에볼라 사태에 있어 중국이 치료제 개발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경우에는 다른 목적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표면적으로는 아프리카의 결속을 강화하려는 행보라 해석이 되겠죠. 

어쨋든....Made in China는 약진하고 있습니다. 5년....길어야 10년 안에 대한민국의 제조업은 몰락하리라 봅니다. 아직 국민들의 의식수준이나 소득불평등과 같은 국가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닌지라  세계에서 Made in China가 더 이상 조롱의 대상이 아닌 대등한 파트너의 이름이 되는 순간 Made in Korea는 설 자리가 없어질 겁니다.

음...끝은 어떻게 해야할까요...음....짜이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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