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총선 이후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기 대선의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어왔고, 여론조사에도 줄곧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의 강점은 온화한 성품, 개혁적 마인드,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서 당선된 점입니다. 그러나 작년 탄핵 사태를 거치고, 제3지대 정치인들이 개헌을 고리로 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집권을 저지하려는 정국을 지나며, 민주당 지지자나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전혀 얻지 못했습니다.
그는 대선 주자로서 국가 경영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개헌을 고리로 해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를 고립시키는 비주류 개헌파의 전방 공격수의 역할을 담당하고, 촛불 공동 정권론에 동조하여 야권의 다른 정치 세력과의 권력 분점론을 지펴서 민주당 탈당 정치 세력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위장 대선주자로 각인되는 측면이 컸습니다. 그에 대한 좋은 인식 대부분이 사그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갤럽이나 조원씨앤아이 등의 여론조사에서 그의 이름이 빠진 지가 오래되었고, 그 외의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1%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장 최근의 1월 11일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그는 0.9%를 기록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0.2%에 불과하고 국민의당 지지층에서 0.7%로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이 정도라면, 이미 야권 지지층이 그를 정상적인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보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고 봐도 무리가 아닙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룰을 마련하고 있는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의 양승조 위원장은 지난 11일 "경선 참여 기탁금으로 예비경선에서는 5천만원 가량, 본경선에서는 3억 5천만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지지율이 바닥을 달리는 예비 후보는 이 돈의 대부분을 자비로 마련해야 하는데, 적은 돈이 아닙니다.
대선후보 선호도 지지율이 1% 미만인 후보가 4억원이나 되는 돈을 내어 경선에 나갈 실익이 있을까요? 경선에 나간다는 것은, 설사 당의 대선후보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국가 경영 비전,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홍보하여 정치적 성장에 플러스가 될 때 의미가 있습니다. 거액의 기탁금을 내어야 할 때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그가 상식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 비주류 개헌파나 분열하여 나간 국민의당 정치 세력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자기 호주머니에서 거액의 기탁금을 내어서 나갈 만큼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비주류 개헌파나 국민의당 쪽에서 십시일반으로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그래서 예비 경선은 어떨지 모르나, 본선 등록은 포기하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경선 포기 선언하면서 어떤 명분을 들어 포기할지도 아주 조금 관심이 있습니다. 거기서도 김부겸 의원의 정치 인격이 드러나겠지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