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원하던 분야에 취업한지 이제 막 3개월이 넘어가는 26세 여자 신입사원입니다.
20살쯤에서부턴가.. 이분야를 알게됐고 대학공부도 열심히 하게 된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진입장벽이 너무도 높던 이 분야에 들어오기까지 참 무던히도 많은 노력을 했네요.
(높은 스펙을 요구하는 분야는 아니지만 전공이 특수한 과였고 그 과를 졸업하지 않으면 취업하는데에 좀 돌아오게 되더라구요)
취업하고 나서 참 많이 기뻤고 참 신이 났는데...
분야는 제가 그렇게 원하던 시장이 맞지만 .. 부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처음에 한꺼번에 뽑고 그 사람들 중 회사의 필요에 맞춰서 부서 배치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여자라서 일단 '리서치'라는 부서에 배치가 되었네요
활발히 밖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영업을 하는 것이 좋아 선택했던 일인데
지금 제가 맡은 일은 수많은 Data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내야 하는 일입니다.
처음부터 이 이일이 맞지 않을 거라는 예감은 있었는데 선입견을 갖지 않고 좋아해보려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많은 생각이 들고 표정이 어두워지네요...
신입은 원래 아무것도 모른다, 원래 뭐가뭔지도 모르고 그냥 일을 시키는 거다 라는 위로 아닌 위로도 많이 들어봤지만...
워낙 처음부터 하고싶었던게 뚜렷했던 탓일까요... 취업난인 시대에 참 어리석은 말인지도 모르겟지만
가만히 책상에 앉아 데이터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발행하는 일들이 적성에 정말 맞지 않습니다...
현장에 나가서 실제로 사물을 보는 눈을 키우고 와서 사무실에서 paper work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의 부서 팀장님은 그런 부분을 반대하시는 입장입니다...
함께 입사한 다른 4명의 동기들은 활발히 매일매일 현장에 나가는 모습을 보면
감정적인 동요도 되고 왠지 모르게 더욱 우울해지곤 합니다.
다들 그렇다, 노동이 어찌 즐거울 수 있겠냐고 말을 하지만
그 누구나가 힘들어하는 '일'을 어차치 해야할 거면 차라리 제가 좋아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마음 먹고
20대의 절반을 바쳐 이 분야만을 바라고 달려왔는데...
부서배치에서 이렇게 또 한번 장벽에 부딪히네요...
당장 그만둘 수 없다는 것도 알고 1년은 버텨라 라고 말씀 하실 것도 압니다..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마음 먹은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달려가는 깡다구 있던 저였는데..
하루하루 일을 배우는 신입사원의 나날들이 아니라 하루하루 일을 견디어 가는....
살아내는 하루가 아니라 그냥 살아져가는 하루를 보내는 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회사생활을 해야 할까요..
정말 너무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