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미아 아닐까 고민합니다 ㅜㅜ + 수줍음
시를 좋아하지만 이렇게 써서 올리는 건 첨이예요!
잔잔한 감성으로 쉬다 가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당.
이...이쁘게 봐주세욧
[안녕, 바다]
안녕, 바다
뒷산 너머에는 바다가 있다지
처얼썩 철썩 파도가 쳐도
비바람이 불어도
언제 그랬냐는 듯
차분하고 따뜻한 색으로 있다지
나 아주 어려서
작은 몸 바람 타고 신나게 날아다닐 때
그때 한 번 보고는
영롱한 쪽빛,
모래 쓰다듬는 손길,
나를 까부는 따스한 바람에
아 그만 푹 빠져버렸는데 말야
또
어쩌면 그 빛깔과 나
제법 잘 어울린다고도
생각했는데 말야
이제 어디 좀 앉아야지 하며
그토록 바라던 뿌리내림이
높은 바위산 뒤쪽
아프도록 푹신한 흙, 이곳일 줄..
아, 어쩌면 나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을까요
밤과 낮, 아주 긴 시간
간간이 들려오는 파도 소리
나는 듣고 있었지만
자꾸만 아래로
뻗어나가는 이 뿌리가 무거워
두 발은 움직이질 못하고
녹빛 머리카락이
눈물처럼 뾰족하게 자라날 때나
깊은 곳에 박이는 옹이를 애써 품으려 할 때도
시간만은 치밀하게
흘러가더군요 별일 아니란 듯이
바다,
나의 바다
여전히 끝없이 넓은가요
작은 날개로 바람에 기대어 다니던
소나무 씨앗에게
알 수 없이 무수히 반짝이는 바다란
아주 위험한 곳 아니겠어요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
새카만 밤 당신을 감싸는 둥근달을 바라보시고,
나와 다른 마음이라면
이 편지일랑 저기 어디 먼 곳에 흘려보내시고,
나와 같으나 내가 못 견디게
미울 때가 있다면
큰 한 숨 철-썩 하고
쉬어 주시겠어요
실 같은 바람으로 불어와
뺨을 스치면
그대구나
할 테니까요
출처 |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출처는 '과거의 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