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짜리 제 사촌동생이 조금 더 어렸을적 이야기입니다. 저희 이모는 일본인과 결혼해서 일본에 살고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남편분과는 이혼하고 홀로 아들을 키우고있죠. 남편분은 매달 약간의 양육비를 보내주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 넉넉하진 않은 형편이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없이 사촌동생은 보육원에 다녀야했죠.
일본이란 나라는 지하철, 전철등의 철도가 한국만큼이나 발달되어있는 나라입니다. 당시 이모가 사시던 사이타마도 많은 전철들이 다니고 있었죠. 우연찮게도 사촌동생이 다니던 보육원의 뒤로도 항상 전철이 지나고 있었죠. 어린아이들이 보통 그렇듯 사촌동생도 전철을 좋아라했습니다. 보육원안에서 잘 놀다가도 전철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면 신나하곤했지요.
이상한점은 전철 지나가는 소리에 어떨때는 신나하다가 어떨때는 또 경기들린듯이 울었다고 합니다. 어느날 전철이 지나가자 또 다시 울기시작한 사촌동생을 이상하게 생각한 보육원 선생님이 물어봤답니다. "왜 그렇게 울고있니?" 그러자 사촌동생은 "빨간색 전철이 지나가"라고 대답했더랍니다. 분명 밖이 보이지않는 실내에있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창밖으로 전철이 지나는걸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빨간색전철이 지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신기해하며 "왜 빨간색 전철이 오면 우는거니?"라고 물었답니다.
"빨간색전철은 무서워." "왜?" "빨간색전철에 오바케(괴물)이 타고있어."
그날이후로도 사촌동생은 전철이 들어오면 어김없이 울기시작했고 그때마다 창밖을 확인한 선생님은 항상 무서워했다고 합니다. 어김없이 빨간색전철이 지나고 있었으니까요.
얼마 뒤 이사를 가면서 사촌동생도 보육원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때 사촌동생이 본것은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사촌동생도 까맣게 잊어버린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