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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사료 읽긔_★
게시물ID : history_83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퀴벌레
추천 : 1
조회수 : 89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4/08 18:22:25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먼저 간단한 퀴즈 하나 내보겠습니다.

아래의 글자를 읽어주세요. 힌트는 일본어입니다.

 

▲일본의 흔한 나무젓가락 커버.jpg 

 

음 읽어지셨나요?

붓글씨로 휘갈겨 쓴거라 읽기 힘든데 한 번 DB사이트(http://r-jiten.nabunken.go.jp/kensaku.php)의 힘을 빌려서 읽어보겠습니다.

위에서부터 한 글자씩 차례차례갑니다...

 

먼저 맨 윗글자는 인듯 하네염 

 

두 번째는 눈썰미 있는 분은 이미 알았겠지만 군요 

 

 

세 번째는  

 

 

네 번째는 였습니다. 

 

위의 것들을 모두 합쳐보면...

御手毛登

라는 글자였습니다.

따라서 문제의 정답은 御手毛登가 되겠습니다.

 

참고로, 御는 일본어에서 보통 접두어로 나오니 별 뜻이 없으니까 생략하고 나머지 글자를 해석하면,

'손(手)에 난 털(毛)이 오른다(登)'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무젓가락 커버에 왜 저런 글이 있느냐...

그건 내가 위에 쓴 해석이 씹구라기 때문임ㅇㅇ

 

사실 위의 에서 뒤의 는 한자가 아니라 가나(히라가나 카타카나 할 때의 가나)라고 봐야 합니다.

각각 毛와 登의 '손'과 '오르다'라는 은 배제하고, 'mo'와 'to'라는 만 취한 것입니다. 

따라서  毛와 登를 현대일본어의 가나로 치환하면...

'御手もと(otemoto)' 즉 '(주로 가게에서 손님의 손 주변에 내놓는)젓가락'이란 뜻이 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毛와 登에 주목하여 하나의 의문점이 생겨날 겁니다 아마.

'毛가 も(mo)고  登이 と(to)란 소리인데, 毛는 も랑 비슷하게 생겼어도 登은 と랑 닮은 구석이 없심. 어떻게 된거임?ㅇㅇ'

이런 생각 안드시나요?ㅋ

 

당연함미다ㅇㅇ

왜냐면 현재 쓰는 히라가나인 と는 登이 아니라 止를 휘갈겨 쓴 것이기 때문이죠.

눈을 감고 止를 붓으로 휘갈겨 쓴다고 생각해 보세요... と가 그려지나요?ㅎㅎ

 

그럼 저런 붓글씨를 쓰던 옛날엔 登를 흘겨써도 止를 흘겨써도 (가나로 취급할 경우) to라고 읽었는데 

지금은 止를 흘겨 쓴 と만 남은거???라고 생각하실텐데 나의 대답은 'ㅇㅇ그러함'입니다.

 

현대 일본어에선 한 음절에 한 글자가 배정되어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만(ka는 か, chi는 ち 등)

그건 1900년대 학교교육에서 가나의 통일화가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즉, 그 이전의 시대엔 하나의 음절에 여러 종류의 가나가 배정되어 있었단 소리지요.

 

예를 들어 위의 to의 경우

(출처:http://komonjyonavi.web.fc2/com/binran/hiragana2.html)

 

이렇게 최소 4가지의 가나가 배정되어 있었는데(위 4가지의 가나 모두 to라고 읽는다는 소리), 1900년대 이후 止를 흘겨 쓴 と만 살아 남은 셈입니다.

그리고 그 때 살아남지 못하고 불쌍하게도 도태된 나머지 가나들을 '헨타이가나'라고 합니다.

(물론 헨타이망가의 헨타이 아님ㅇㅇ)

따라서 1900년 이전의 사료를 읽기 위해서는 이 '헨타이가나'까지 알아둬야 하는 것이지요.

 

그럼 이 헨타이가나가 사용된 글을 읽어 볼까요?

(출처: http://aesopus.web.fc2/com/dog_meat/dog.html)

 

오른 쪽에서 두 번째 줄입니다.

엇...현재 쓰이고 있는 히라가나도 보이고...

 

あ■いぬ■むらを■■へて河をわまんな

 

아마 현대일본어를 공부하신 분이라면 보통 이 정도 읽히지 않았을까요?ㅎㅎ

자 그럼 ■로 표시한 헨타이가나로 쓰여진 부분을 복구해보면...

 

あるいぬししむらをくはへて河をわたるまんなか

(어느 개가 고기를 물고 강을 건너다...)

 

위는 유명한 이솝우화의 일부였습니다. 개가 고기물고 강 건너다가 강에 비친 자기를 보고 욕심을 내서 짖다가 고기를 강에 빠뜨린 이야기ㅋㅋ

 

자, 이렇게 일본의 사료를 읽기 위해서는 '헨타이가나'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가나 말고 한자를 어떻게 휘갈겨 썼는가도 외우고 있어야 합니다(위에서는 河를 휘갈겨 쓴 글자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전 담배를 피우고 싶으니 이만 급하게 줄이겠습니다...

 

줄이면서 예상되는 질문과 답을 써놓겠습니다.

 

Q. 이건 뭐 두서도 없고 주저리 주저리 갑자기 뭔 개소릴 써놓은거??

A. ㅈㅅ 그냥 심심해서 뻘소리 쓴거임 ㅇㅇ

 

Q. 그러는 너님은 일본사료 잘 읽음?

A. ㄴㄴ뉴비임. 원래 빈 수레가 요란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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