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서 받은 e메일을 일본인 상사에게 전달하면서, '~를 전달해 드립니다'라는 표현(일본어로)을 무심코 사용했다. 나중에 부르더니, 이렇게 얘기한다:
나나 사장님은 한국어를 조금 하니까 당신이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 알고 있지만 다른 일본인에게 보낼 때 이런 표현을 쓰면 건방진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왜냐하면 일본에서 '드린다'는 표현은 주로 상대가 받아서 기뻐할 것 또는 응당 받게 되어 있는 것을 줄 떄 쓰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대신에 자신을 낮추는 표현을 쓴다. 예를 들어 '전달하옵니다'라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보니, '드리다'는 '주다'의 겸손한 표현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매우 오용, 남용되고 있다.
● 감사 드립니다 = 감사 줍니다 ● 부탁 드립니다 = 부탁 줍니다 ● 질문 좀 드릴게요 = 질문 좀 줄게요
어째서 원래 존대말인 '감사합니다', '부탁합니다', '질문합니다'로는 성이 차지 않는지 몰라도, 정 그냥 존대말로 성이 차지 않는다면 '감사하옵니다' 정도가 올바른 표현 아닐까?
요사이 사방에서 "예, 전부 해서 3만원이십니다"라든지 "엄마분이..." 라는 등 한국어 파괴가 한창이라 심기가 안 좋던 터에 한가지가 더 거슬려 버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