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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나는 그저 나일 뿐이다
게시물ID : lovestory_832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38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10 23: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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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facebook.com/yumradio/photos/pcb.1639689339409094/1639688502742511/?type=3&theater
사진 출처 : https://stephwildeblr.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KYw8Rj_mpX0




1.jpg


인간관계가 그리 넓지 않은 내 모습이 시시해

감추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외출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 탓에

따로 시간을 내어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랄까


SNS에서는 감추고 싶은 내 인간관계의 폭이

특히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일상적인 글을 올렸을 때

댓글만 수십여 개가 달리는 지인들과 달리

고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소박한 댓글 수가 신경 쓰였다


내 좁은 인간관계가

본의 아니게 드러나는 게 싫었다







2.png


SNS에만 접속하면

파티 룸을 빌려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즐기는 사진부터


단짝 친구들과 해외여행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사진


여러 활동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자기계발 모임을 하는 사진 등

완벽하게 행복해 보이는 사진들이 쏟아졌다


반면 나는 마음껏 부러워하지도

응원하지도 못하는 애매한 마음으로

그 사진들을 구경만 하는 처지였다







3.png


그래서 나는 곧바로 독서 모임에 가입하고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만나는 사람의 수를 늘렸다


집에만 있던 때와는 달리

하루를 채우는 사건들이 비교할 수 없이 늘어났다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연락처를 주고받고

SNS 친구 등록을 하고

주말에는 신촌이나 강남에 나가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







4.jpg


한때 구경만 하던 사진 속 주인공이

어느새 내가 되어 있었다


딱히 용건이 없어도

연락을 주기적으로 주고받는 관계도 늘고

SNS에 사진을 올리면

좋아요와 댓글이 무수히 달렸다


첫 한 달은 만족스러웠다

내가 살던 삶의 방식과 달라서

마치 새로운 삶을 사는 기분이었다

어떤 이는 내가 부럽다고 했다


그런데 그토록 부러워하던 삶인데

정작 나는 왜 즐겁지가 않을까







5.jpg


부럽다고 생각했던 삶을 좇았는데

왜 내 마음은 행복하지 않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진짜 내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마음 때문에

억지로 꾸며 낸 모습


전혀 자연스럽지 않았다

아니, 자연스러울 리가 없었다







6.jpg


완벽한 화장으로 맨얼굴을 가리고

또각또각 구두 소리를 내며 걸어가는 내 모습은

한없이 불편했다


타고난 내 성격을 무시한 채

부러운 모습만 닮아 가려 했으니


목에 가시가 걸린 느낌처럼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웠다


아무리 흉내 내고 싶은 삶이라도

아닌 건 아닌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기로 했다







7.jpg


화장기 없는 내 얼굴도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인간관계도

창피해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그저 나일 뿐이다


좋고 나쁨의 잣대로 나를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소중한 내 모습이니까


보여 주기 식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억지로 꾸며 낸 인생을 살지 않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가 좋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좋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발전하는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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