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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내 사랑, 쓸쓸한 빈 독에서 우네
게시물ID : lovestory_832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4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08 23:34:47

사진 출처 : http://scappandodaquestarealta.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zorJevcTsG0





1.jpg

최동호홀로 걸어가는 사람

 

 

 

과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조금 비켜가는 화살처럼

 

마음 한가운데를 맞추지 못하고

변두리를 지나가는 바람처럼

 

먼 곳을 향해 여린 씨를 날리는

작은 풀꽃의 바람 같은 마음이여

 

자갈이 날면 백 리를 간다지만

모래가 날리면 만 리를 간다고

 

그리움의 눈물 마음속으로 흘리며

느릿느릿 뒷등을 보이며 걸어가는 사람






2.png

김종철

 

 

 

아무도 산 채로

세상을 빠져나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들은 하늘로 높이 날면서

세상을 듭니다

새들에게는 지옥이 없습니다

그런데 나의 십자가는 왜 당신이어야 합니까







3.jpg

박해석무릎

 

 

 

고마워해야 하리라

무릎 한 켤레

온갖 뼈마디 부서져도 쉽게

낮아질 수 없는 우리에게

무릎 너희 있어

땅에 무릎 꿇고 거기 입맞추게 하는

두 손으로 공손히 세상 한번 받들어올리는

신은 멀어도

그의 숨결 너나들이하는

해진 무릎 한 켤레

흙으로 돌아가 발 뻗고 잠들기까지

모름지기 우리는 그를 고마워해야 하리라






4.jpg

신대철저녁눈

 

 

 

눈보라에 밀려

동네 허공에 머물던 들새들

눈 덮이는 들판을 향해

구부러진 나무 꼭대기에 나란히 앉는다

그 나무 밑에 나도 나란히 앉는다

어깨에 쌓인 눈이 훈훈히 젖어든다







5.png

문태준첫사랑

 

 

 

눈매가 하얀 초승달을 닮았던 사람

내 광대뼈가 불거져 볼 수 없네

이지러지는 우물 속의 사람

불에 구운 돌처럼

보기만 해도 홧홧해지던 사람

그러나내 마음이 수초밭에

방개처럼 갇혀 이를 수 없네

마늘종처럼 깡마른 내 가슴에

까만 제비의 노랫소리만 왕진 올 뿐

뒤란으로 돌아앉은 장독대처럼

내 사랑 쓸쓸한 빈 독에서 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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