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직접적인 위협이나 그런건 없었지만 제가 보지 못했다면 죽었을 그런일...
때는 한 5~6년전? 달빛이 밝은 초가을 이였습니다.
그때 당시 제 거주지는 의정부였고 회사는 삼성동에 있었죠.
하던일이 건축설계라 야근,철야를 밥먹듯이 해댔었죠.(사실 지금 생각하면 이게 더 죽었을 job)
그날또 야근을 하고 새벽3시에 "앗싸 빨리 끝났다!!"하며 회사 앞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를 타고 집근처 사거리에 다왔습니다.
계산을 하고 차문을 열고 내리자마자 누군가가 저에게 오더니 저를 밀치더군요.
저도 뭐여 이색꺄 하며 밀쳤습니다. 그런데 이놈이 비틀비틀 거리면서 신호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더군요. 혼자 궁시렁 거리면서 욕하고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신호가 보행신호로 바뀌더군요. 건너려던 찰나!! 제가 타고왔단 택시가 횡단보도 앞쪽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급후진으로 저를 막아서더군요. 놀래서 뒤로 물러나서 택시기사님한테 물어봤습니다.
저 : 제가 혹시 계산을 잘못했나요?
택시기사님 : 저기 손님 지금 건너지마요!!
저 : 왜요?(갑자기 후진해서 차에 치일뻔 했으므로 살짝 열이 받은 상태)뭐땜에 그러시는데요
택시기사님 : 아글쎄 지금 건너지 말라니까!! 지금건너면 죽어!!
저 : 아니 왜그러냐고요!!
택시기사님 : 좀전에 건넌새끼 뭔가 이상해 안가고 기다리고 있어. 손에도 뭐가 있는거 같아.
그제서야 건너편을 보니 아까 저를 밀치던놈이 건물옆에 숨어서 얼굴하고 몸통은 반쯤 가려놓고 저를 보고있고
가을이여서 자켓을 입고 있는 소매 부분에서 뭔가 번쩍이는걸 봤습니다.
저 : 워...싯팔 칼이다.
택시기사님 : 거봐 가지말라니까..아까부터 봤는데 뭔가 이상해서 손님 건너는거 막을라고 기다리고 있었어.
저 : 진짜 감사합니다 ㅠㅜ
하고 택시기사님은 가셨고 저는 홀로 남아서 번뜩이는 칼보고 미친듯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건너지 않고 담배를
한 세개피 정도 피웠습니다. 그때까지 밀친놈은 계속 저를 기다리고 있었구요.
맨손으로 싸운다면야 제가 이기겠지만서도 이게 칼을 보니까 사람심장이 콩알만해지더군요.
세개피 정도 피우고 나서야 그놈은 없어졌고 집으로 미친듯이 뛰어들어갔었던....죽을뻔한 그일.
택시기사님이 절 안막았다면 멋도 모르고 걸어가다 등에 칼꼽혔을수도 있는 그일...
아직도 그 번뜩이는 칼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그때 연애중이던 애인(지금 마누라)이 새벽에 돌아다니면 미친듯이 화를 내고
회사 회식이라면 새벽이라도 회식끝나는 곳으로 데리러 갔었죠. 노이로제라고나 할까??
남자보다 힘이 약한 여자들만 위험할줄 알았던 나의 상식을 무참히 깨버린 건장한 남자인 나도 칼하나 보고 발발 떠는데....
난 좃밥이였구나라고 조심히 살아야겠다라는 큰 교훈을 준 사건이였습니다.
모두 밤거리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