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예전에 운남지역에 놀러갔을때 현지인이 들려준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사실여부는 확실치 않으니 재미로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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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때 살았던 마을 입구에는 견과류를 파는 묘족 할머니가 살고 있었어.
마을 사람들은 그 할머니가 초귀파(고술을 사용하는 주술사)라고 모두 두려워했지.
그래서 모두들 그 할머니와 왕래하는 것을 꺼려했어.
내가 7살때였나? 아무튼 철도 없고 겁도 없을 때였어.
못된 짓이였지만 나는 늘 그 할머니 가게를 지날때 몰래 볶은 해바라기씨나 잣 같은것을 한웅큼씩 훔치곤 했어.
할머니는 눈이 어두우셔서 인지 항상 눈치채지 못하셨어.
그날도 예전처럼 해바라기씨를 한웅큼 훔쳐서 몰래 먹고는 집으로 돌아왔어.
엄마는 저녁준비를 하고 있었고 밥상위에는 삶은 달걀이 5~6개 정도 있었어.
그런데 그 달걀이 너무 먹고싶은 거야.
아니, 그냥 먹고싶다 정도가 아니라 저걸 안 먹으면 당장이라도 죽어버릴것 같이 온몸이 떨리고 식은땀이 흐르고 속이 울렁거렸어.
그래서 그 달걀을 집어서 통으로 입에 넣었는데 내 의지와는 다르게 씹지도 않고 꿀떡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거야.
그리고 나도 모르게 게걸이 든 사람처럼 나머지 달걀도 모두 집어서 씹지도 않고 통으로 다 삼켰어.
엄마는 그 광경을 보고 경악했지.
그런데 달걀 5~6개를 다 삼켰는 데도 계속 미치도록 달걀이 먹고싶은 거야.
그리고 배가 갑자기 막 아파오기 시작했어.
엄마는 왜 그러냐고 묻고 나는 배가 너무 아파서 말도 못하고 울기만 했어.
그대로 병원에 실려갔는데 병원에서는 단순한 소화불량이라고 소화제를 좀 주는데 아무 효과도 없었어.
결국 진정제를 맞고 복통이 조금 나아졌는데 그때 아빠가 무서운 표정으로 나에게 하루동안 있었던 일을 바른대로 대라고 다그쳤어.
나는 결국 할머니의 해바라기씨를 훔쳐먹었다고 실토했지.
그러자 아빠가 한숨을 쉬더니 집으로 가자는 거야.
집에 도착해서 날 침대에 눕히고 아빠는 엄마하고 얘기를 좀 나누다가 어디론가 나갔어.
그리고 엄마는 늦은 밤이였는데도 불구하고 분주하게 요리를 하기 시작했어.
심지어 집에서 아껴 기르던 씨암탉까지 잡아서 요리를 하는데 표정이 밝지 않은 거야.
엄마가 거의 한상 다 차려갈 무렵에 아빠가 손에 굉장히 비싼 술을 들고 그 할머니와 같이 집에 들어섰어.
그리고는 할머니를 푸짐하게 차린 상에 모시고 술을 따라드리고 지극정성으로 대접하는 것이였어.
술을 몇잔 마시더니 딱딱하게 굳어있던 할머니 표정이 조금은 펴지는 것 같았어.
식사를 마치고 할머니는 이런 말을 했어.
"쥐새끼를 잡으려 쳐놓은 덫에 개미가 왜 걸렸을까? 아무튼 애는 살려드리리니 너무 걱정 마소."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빨간 실을 꺼내더니 내 배에 칭칭감기 시작했어.
감으면서 무슨 알수 없는 주문을 외는데 아프던 배가 점점 개운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
그리고 주머니에서 껍질을 까지 않은 달걀 두개를 꺼내더니 빨간 실의 다른 끝은 계란에 감는 것이였어.
그리고 뭔가 병에 담긴 물약 같은 것을 내 배꼽에 바르고는 15분 후에 달걀을 칼로 갈라보라고 하고는 가버렸어.
할머니의 말대로 15분 동안 기다리다가 달걀을 갈라봤는데 나는 물론이고 아빠와 엄마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어.
삶은 달걀이었는데 달갈 노른자 부분에 거머리 같기도 하고 지네 같기도 한 이상하게 생긴 벌레가 가득 끓고 있었던 거야.
분명 달걀 껍질에 구멍 같은 건 없었는 데 그 벌레들은 어떻게 들어갔을까?
아무튼 그 충격으로 나는 아직도 달걀을 잘 먹지 못해.
하지만 이게 가장 무서운게 아니야.
더 무서운 일은 며칠 뒤에 일어났어.
마을에서 도둑을 잡았는데 이 도둑이 미쳐버렸다는 거야.
달걀스무개를 삼키고 체해서 병원에 실려갔다가 신원조회를 할때 전과때문에 잡힌 거래.
그런데 이 도둑이 달걀만 보면 무작정 입안으로 쑤셔넣어 기도가 막혀서 죽을뻔 한적도 많아서 병원에서도 침대어 묶여있었어.
사람들은 모두 그 초귀파 할머니가 내린 고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감히 말하지 못했어.
나중에 어찌저찌해서 도둑의 가족들이 그 초귀파 할머니를 찾아서 거액의 재물을 쥐워주고 고술을 풀어줬는 데 그 과정이 너무 충격적이였대.
일단 그 사람을 나무에 묶어두고 그 사람앞에 달걀 노른자 삶은 것을 대야에 가득 담아 놓아 두었어.
그러자 그 사람이 몸을 비탈면서 광기를 쓰더니 눈이 위로 뒤집힌 채로 입으로 팔뚝만큼 실한 벌레를 토해내기 시작했어.
벌레의 모양은 내 고술을 풀어줄때 벌레와 똑같게 생겼지만 정말 거짓말 안보태고 팔뚝만큼 실했고 길이는 20~30센치 정도였어.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벌레를 열몇개나 토해내고는 탈진했는지 의식을 잃더라.
후에 들은 얘기지만 그 도둑이 늘 할머니 가게에 잠입해 몰래 견과류를 한포대씩 도둑질해갔대.
할머니가 비록 연세가 많으셔서 일일히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물건이 줄어드는 낌새는 채셨다고 해.
그래서 견과류들에 "단고"(蛋蠱) 라는 고술을 걸었는 데 단고라는 고충은 계란 노른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숙주가 계란을 삼키도록 조종한대.
거기에 내가 걸려버린 거야.
다행히 나는 빨리 고술을 풀어서 벌레가 크게 자라지 않아서 실로 뽑아낼수 있었대,
아마 조금만 지났어도 그 도둑처럼 입으로 팔뚝만한 벌레를 토해야 하는 험한 꼴을 당해야 했을지도 몰라.
아무튼 묘족들의 물건은 함부로 다치면 안돼.
정말 큰 코 다칠수도 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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