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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추억한다, 모든 것을
게시물ID : lovestory_832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4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04 21:25:39
사진 출처 : http://kitaplarinicindeyasayankiz.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me32zx0z_7U




1.jpg

허형만가는 길

 

 

 

이제부터는 그냥

웃기만 하기로 했다

실성했다 해도

허파에 바람 들었다 해도

이제부터는 그냥

웃기만 하기로 했다

내가 가는 길

훤히 트이어 잘 보이므로







2.jpg

나희덕걸음을 멈추고

 

 

 

그 나무를

오늘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어제의 내가 삭정이 끝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아

이십년 후의 내가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것 같아

한쪽이 베어져나간 나무 앞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덩굴손이 자라고 있는 것인지요

내가 아니면서 나의 일부인

내 의지와는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자라나

나를 온통 휘감았던 덩굴손에게 낫을 대던 날

그해 여름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을 용서한 것은

나를 용서하기 위해서였는지 모릅니다

덩굴자락에 휘감긴 한쪽 가지를 쳐내고도

살아 있는 저 나무를 보세요

무엇이든 쳐내지 않고서는 살 수 없었던

그해 여름그러나 이렇게 걸음을 멈추는 것은

잘려나간 가지가 아파오기 때문일까요

사라진 가지에 순간 꽃이 피어나기 때문일까요







3.jpg

나해철모든 것

 

 

 

추억한다

모든 것을

입술을

입술이 했던 모든 것을

추억한다

손을

손이 했던 모든 것을

추억한다

모든 것을

시간을

시간이 했던 모든 것을







4.jpg

최영미짝사랑

 

 

 

우연히 동승한 타인의 차

안전벨트로 조여오는 침묵의 힘

다리를 꼰 채 유리 속에 갇힌 상사

밀고 밀리며

스스로를 묶어내는살 떨리는 집중이여







5.jpg

유치환낙엽

 

 

 

너의 추억을 나는 이렇게 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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