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소추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용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나."헌법재판소가 2월 말, 3월 초에 결정한다면, 99% 인용될 거라고 본다. 그런데 늘어지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나라가 워낙 다이나믹(dynamic)하니, 여러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북한 변수가 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보수적인 게 아니라, 친정부적이다. 한 명 빼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임명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변수가 생기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 3월이 넘어가면, 기각 가능성도 있다고 보나."그렇다. 그래서 대통령 쪽에서는 어떻게든 판결을 늦추려고 형사재판처럼 증거를 정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한편으로 이념공세를 퍼붓고 있다."
-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를 보며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겠다.
"사실 이른바 세월호 7시간에 너무 열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진짜 그 시간에 무얼 했는지 밝히고 싶다면, 강제력 있는 특검에서 밝히는 게 맞다. 특검에 출석한 윤전추 행정관이 '그날 대통령의 미용시술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당일 대통령 행동에 문제가 없는 건가. 미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통령이 구조를 위해 뭘 했는지 이야기해야 한다. 당시 대통령은 무의미한 숫자파악에 치중했고, 무의미한 지시를 내렸다. 또 가장 중요한 시기에 어떤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
- 검찰 조사 결과가 국회로 넘어온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아직 열람을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금요일(지난 해 12월 30일) 오후 6시, 헌법재판소가 입수한 검찰 자료가 국회에 넘어왔다. 늦은 시각 도착했기 때문에 당시에 확인하지 못했고, 이후 주말이라 보지 못했다. 월요일(2일)에는 권성동 법사위원장과 직원들의 휴가였고, 화요일(3일)에는 헌법재판소에 가 있어서 또 보지 못했다. 수요일(4일)엔 소추위원들이 회의를 진행했고, 목요일(5일)에도 하루 종일 헌법재판소에 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6일)이 됐다. 권 위원장은 일과 중에만 자료를 보라고 하는데, 일과 중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 오늘(6일) 서석구 변호사(박 대통령 법률대리인)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변호를 맡았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휴대폰 공개하면 어떤 게 나오겠나"라고 말했다.
"저는 정말 신기한 게, 박 대통령 대리인 분들은 왜 그렇게 북한 <노동신문>을 꼼꼼히 보는 지 모르겠다. 어제(5일) 변론을 보면, <노동신문>에서 우리 언론을 칭찬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와…. 정말 위험한 분들인 거 같다(웃음). <노동신문>을 꼼꼼히 챙겨보는 그 분들이 더 이상한 거 아닌가? 자유주의가 보수의 핵심 가치인데, 자유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그 분들은 문제가 많은 것 같다. 단순히 반공을 주장하다보니, 자유주의가 이야기하는 인간의 기본권, 표현의 자유, 정치활동의 자유 등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보수도 아니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 어제(5일) 특히 박 대통령 측에서 이상한 발언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
"그래서 저는 그 분들이 계속 이야기하게끔 나뒀으면 했는데, 권 위원장이 제지하더라. 그래서 제가 (권 위원장과) 점심 먹으면서 '왜 말렸냐, 30분 쯤 더 이야기하게 하지'라고 말했다(웃음)."
-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중 문재인, 박원순, 이재명 등과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
"안 가까울 수도 있다(웃음)."
- (웃음) 실례인 질문일 수도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과연 박주민은 누구와 함께 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두루두루 다 좋은 분들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제가 민변, 참여연대 활동할 때 인연이 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세월호 문제를 누구보다 열심히 챙겨줬다. 문재인 전 대표는 내게 정치할 기회를 줬고, 세월호 가족 분들, 특히 김관홍 잠수사에게 관심을 가져줬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부겸 의원과는 개인적으로 유대가 없긴 하지만, 하여튼 다 좋은 분들이다.
일단 누가 대선 후보로 결정되든, 후보가 된 그 사람을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 다만, 제가 빠른 시점에 누구를 지지한다고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관여하고 있는 여러 사건이 있고, 그 사건과 관련된 분들이 있기 때문에 (지지 여부를) 밝힐 때가 돼도 신중하게 밝히는 게 좋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제가 엉겁결에 서울 은평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그 동안 지역에 활동하고 있는 분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싶다. 통상 위원장의 의견에 따라가기 마련인데, 저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 자유롭게 움직이라고 말씀드렸다."
- 내년 오늘,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나.
"일단 정권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바뀐 정권 하에 적폐가 청산되고, 개혁이 이뤄졌으면 한다. 그래서 내년 이맘때에는 동남아시아 따뜻한 데로 휴가를 떠나서 짝꿍과 손잡고 해변을 좀 거닐고 싶다(웃음).
세월호 문제도 '이제 정부가 알아서해. 정부가 더 적극적이야. 정부가 하니 더 잘 되네'라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 추모사업도 지금 삽 한 번 제대로 못 떴다. (생존자) 아이들도 서로 흩어져 있는데, 이런 쪽에 신경 쓰고 있었으면 좋겠다. 대규모 참사가 일어났을 때, 국가가 이들을 어떻게 보듬어야 하는데, 그런 고민을 좀 진중하게 하고 싶다."
- 인터뷰 직전 페이스북을 통해 질문을 받았다. 먼저 "양복이 한 벌 밖에 없냐"는 질문이다.
"왜 그런 질문이(웃음). 저는 한 번 입으면, 갈아입기 귀찮아서 오래 입는다. 지금 입고 있는 것도 2, 3주 입고 있다. 한 벌 밖에 없는 건 아니고, 겨울용 두 벌, 여름용 두 벌, 봄 가을용 두 벌 정도 있다. 그래서 계절 별로 한 벌을 한 달 반 정도씩 입으면 1년을 날 수 있다(웃음)."
- 박 의원도 잘 아는 분이 "그만 좀 자라"는 댓글도 남겼다(웃음).
"피곤해서 자는 건데, 그것도 못하게 하면 어떡하나(웃음). 변호사 시절에도, 밤새 일하더라도 어디서든 잠깐 눈 붙이면 다시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잘 기회만 되면 어디든 앉아서 자고 하다. 저한테는 그게 에너지원인데, 사실 요샌 (자는 모습이 언론에 많이 나와서) 그것도 눈치보게 되더라(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