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수백만의 개혁세력이 있습니다. 이들은 김대중, 노무현을 사랑하고
정치 팟캐스트를 애청하며 공정과 합리를 원합니다. 대개 30대에서 50대 초반 사이의 연령대입니다.
이 사람들을 보수 쪽에선 '노빠'라고 부릅니다만, 저는 '개혁세력'이라 칭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요즘 몇 주 만에 그 '노빠' 소리가 '문빠'로 대체되어갑니다. 정말 놀랍게도....)
진보 진영 일부에선 이들을 '깨시민'이라 부르며 조롱하기도 합니다.
분명히, 그런 소리를 들을 만한 미숙한 요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혁을 열망하는 이 '덩어리 군중'이야말로
한국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의 진화가 대한민국을 추동합니다.
제가 진보 진영의 브레인이라면, 저는 이들을 공략할 겁니다.
2.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다음은 이 가장 큰 덩어리를 제 발로 걷어찼거나 걷어차고 있는 사람들의 명단입니다.
정동영
안철수
이재명
박원순
김부겸......
눈에 뻔히 보이는 이 명백한 실체를, 이 가장 크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집단을
놔두고, 대체 누구와 함께 이 나라를 고쳐보겠다는 걸까요?
제가 위에 언급한 정치인이라면, 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큰 일을 도모하겠습니다.
단 몇 년을 못참아 정당하게 얻은 선두주자의 지위를 패권 놀음이라 비난하며 수백만의 사람과 척을 지다니요.
세상에 이렇게 어리석은 일이 또 있습니까.
재미있게도, 이 덩어리를 큰 시장이라 보고 접근한 정치인이 있습니다.
바로 '이정희' 입니다.
이정희가 이른바 '친노세력'에게 웃음지으며 접근하고
인심을 얻으려 전심전력 조력하는 걸 보며 참 영리한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이정희는 과거 민주노동당을 접수하고
통진당을 다시 접수한 '북한 추종 세력'의 자장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런 이정희 조차 이 '덩어리'를 알아보고 먹으려 달려들었는데,
왜 저 정치인들은 그 간단한 계산을 못할까요?
안철수가 말도 안되는 '친노 패권'을 떠들지 않고
교묘한 거리를 유지하며 수백만에 달하는 '친노'의 마음을 얻고 보수층의 일부를 아울렀다면
이번 대선이 아니라, 지난 대선의 결과가 바뀌었을 겁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조차도, 안철수가 그런 포지션이었다면 주저없이 정권교체를
위해 안철수에게 한 표를 줬을 겁니다.
저 '안철수'의 자리에 '이재명' '박원순'을 대입하면
시차는 있겠지만 전부 다 같은 결과가 나올걸요?
안타깝습니다.
턱도 없는 조급증으로 차려진 밥상을 걷어차는 저 분들이요...
저들이 '친노' '문빠'라 욕하는 사람들이
저들을 얼마나 좋아했고, 지금도 호감을 갖고 있는지를 저렇게 모를 수가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