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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드럼통에 갇혔다
게시물ID : panic_831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17
조회수 : 6123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09/09 05:34:12
 
 
 
 
 
여기저기 두드려 맞아서 멍이 들고 피가 흥건한 한 남자가 밀폐된 드럼통 안에서 정신을 차렸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오고 뇌진탕이 온듯 약간 어지러웠다.
누군가가 그를 여기에 버려놨다.
다만 그 누군가가 누군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리 떠올리려고 노력해도 본인이 누군지조차 생각나질 않는다.
분명 머릿속에서 맴돌긴 하는데 벽 앞에 가로막힌 기분이다.
그가 기억하는.. 그녀. 지금 위험하다.
'나랑 같이 데려갔는데.. 얼마나 살아있을 수 있으려나..?'
여기서 나가지 않으면 다시는 그녀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완전 어둠 속에 같혀서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다.
다만 복부에 뚫린 구멍이 만져질 뿐이다.
그러다 갑자기 희망이 생겼다!
두 가지가 퍼뜩 뇌리를 스쳐갔다.
바지 뒷주머니에 있는 라이터! 그리고 부츠속에는.. 접이식 칼이 있었다!
비좁은 상태에서도 가까스로 뒤적거려 두가지 모두를 손에 넣었다.
라이터는 오른손에 칼은 왼손에 들고 뚜껑 쪽을 파내기 시작했다.
뚜껑 부스러기가 얼굴 쪽으로 떨어져 땀과 피로 범벅된 쪽에 달라붙었다.
그럼에도 그는 최대한 힘을 짜내어 드럼통에 조그만 구멍을 냈다.
이제 여기서 부터 시작해서 탈출만 하면 그만이었다.
구멍만 완전히 뚫으면 성공이다. 그는 매서운 기세로 뚜껑 쪽을 파냈다.
그는 미친 듯이 웃어재꼈다. 조금만 더 크게 웃으면 눈에 핏줄까지 터질지도 모른다.
부상도 입었고 정신도 혼미하고 점점 드럼통 속 공기도 줄어들고 있지만..
그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왜냐하면 뚜껑을 완전히 구멍을 내기까지 충분한 산소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왜냐하면 의지만 가지고 있으면 그녀를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왜냐하면 드럼통 바깥 쪽은 산업용 사슬로 칭칭 감아뒀다는 사실은 모르기 때문에...
드럼통이 바다 속 수십미터 아래에 잠겨있는 것 조차도...
 
 
 
 
 
 
 
출처 Sealed in a Barrel
https://redd.it/3gtcc4 by bill_or_geo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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