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 1월 초.
관광버스가 신교대 정문을 지나자 그동안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연병장 버스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빨간모자를 쓴 조교가 올라 와 소리를 질렀다.
“빨리 안내려? 이 씹&%$#들아!”.
허둥지둥 더블백을 메고 나와 저녁까지 엎어지고 자빠지고 흙먼지 땀투성이가 됐다.
‘입방식’이라고 훈련소 막사 들어가는 절차가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바깥 문 조교가 차례대로 군홧발로 꿇어앉은 훈련병 가슴을 냅다 걷어차면
“1번 훈병 개똥이~!” 이러고 세 번을 뒤로 나자빠졌다.
문을 열고 내무반 안에 들어가면 이번엔 또 다른 조교가
“이 개&%@~!!”
욕을 하면서 목을 강하게 세 번 정도 주먹으로 후려 갈겼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니 그들이 원하는 대로 완벽하게 사육된 개처럼 말을 잘 듣게 되었다.
내가 멀쩡히 잘 다니는 대학을 중간에 휴학하고
사귀던 애인과 생이별을 하고
조국의 안위를 지킨다고 찾아간 군대에서
우리는 마치 감옥에 끌려 온 죄수처럼 맞았다.
자대가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BOQ 식사였다.
장교들은 쌀밥에 사제 김치를 먹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 하니 무슨 아프리카 같다..젠장 ㅠㅠ)
월급 받고 대접 받고 단위에서 왕인 그분들은 식사도 왕처럼 하는구나...
그게 당연한 건줄 알았다. 그런데 살다보니 문득문득 억울했다.
중국 관광지 가니까 거긴 군인 창구가 따로 있고 대접이 좋았다.
일본 가니까 거기 애들은 대학 졸업하고 꽃 같은 나이에 사랑하는 사람과 단절 없이 결혼하고 이쁘게 삽디다...
저는 여기 게시판의 여러 사항에 대해 입장이 다르거나 하지만
군대 문제,예비군,민방위 같은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공론화에 적극 찬성하기에
눈팅만 하다 회원가입해서 겨우 글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