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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비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게시물ID : lovestory_830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5
조회수 : 41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10 18:21:36

사진 출처 : http://logoculture.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CmMvt5wt7rg





1.jpg

최동호돌자갈이 모래가 되기까지

 

 

 

강가의 돌자갈이 둥글어지려

얼마나 물 속에서 단단히 마음먹었을까

 

모래는 더 가늘게 부스러지려고

얼마나 아픈 마음 강물에 적셨을까

 

돌자갈도 모래도 아닌 나는

슬픔도 눈물도 발 디딜 수 없는 허방에만 빠트리고

 

고층 아파트의 조각난 유리창 거울들이 지친

하루의 햇빛을 미사일처럼 되쏘아 보내는 시간

 

사람들 등 너머 지는 무심한 저녁 햇빛이나

쬐끔 물거울로 비추어보고 갈 수 있을지 몰라






2.jpg

박광호새벽 강

 

 

 

여명을 헤치며

빛살 휘감아 물안개 피우는

새벽 강

 

하늘의 냉 기운이 땅위에 깔려도

대지의 사랑은 있어

밤새 지열에 익은 강물이

안개꽃을 피운다

 

산곡을 휘돌아 가는 물길이

물안개로 뒤덮여 뵈질 않아도

어제도 오늘도

제길 알아 흐르는 강물

 

성난 하늘의 과한 폭우로

자기 살 허물어 뜯던

아픔도 있었지만

물살 따라 물안개 피우는

평화로운 모습도 있었구나

 

피어났다 사라지는

삶의 애환 바라보듯

햇살은 물안개 보듬어 안아

아침을 연다






3.jpg

곽재구첫눈 오는 날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하늘의 별을

몇 섬이고 따올 수 있지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새들이 꾸는 겨울꿈 같은 건

신비하지도 않아

 

첫눈 오는 날

당산 전철역 오르는 계단 위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

가슴 속에 촛불 하나씩 켜들고

허공 속으로 지친 발걸음 옮기는 사람들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다닥다닥 뒤엉긴 이웃들의 슬픔 새로

순금빛 강물 하나 흐른다네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이 세상 모든 고통의 알몸들이

사과꽃 향기를 날린다네






4.jpg

유상희내 허락없이 아프지마

 

 

 

꽃이 필 때는

불어오는 바람에게

아프다고 말하잖아

 

진주조개는

상처가 쓰리면

파도에게 하소연하는데

 

아프려면

사랑하는 당신

물어보고 아파야지

 

그래야

아픈상처

바람에게

~불어 달라 부탁하지

 

쓰라린 가슴

비에게 일러

어루만져주라 얘기도하지

 

정말이야

이제는 당신

내 허락없이 아프지마






5.jpg

이정하비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낯선 간이역들

 

삶이란 것은 결국 이 간이역들처럼

잠시 스쳤다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스친 것조차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아닐까

 

달리는 기차 차창에 언뜻 비쳤다가

금세 사라지고 마는 밤풍경들처럼

내게 존재했던 모든 것들은

정말이지 얼마나 빨리 내 곁을 스쳐 지나갔는지

 

돌이켜보면언제나 나는 혼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내 주변을 서성거렸지만

정작 내가 그의 손을 필요로 할 때는 옆에 없었다

저 만치 비켜 서 있었다

 

그래우리가 언제 혼자가 아닌 적이 있었더냐

사는 모든 날이 늘 무지개빛으로 빛날 수만은 없어서

그래서 절망하고 가슴 아파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나는 그리웠던 이름들을 나직히 불러보며

이제 더이상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바람 불고 비내리고 무지개 뜨는 세상이 아름답듯

사랑하고 이별하고 가슴 아파하는 삶이 아름답기에

밤열차는 또 어디서 흘러가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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