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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 독서실, 그 날 새벽
게시물ID : panic_693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야기보따리
추천 : 21
조회수 : 317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6/26 16:32:04
 
 
 
이번 이야기는..
제가 독서실 아르바이트를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방학 시즌에 어떤 용돈 벌이를 구할까 고민하다가
당시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공부도 하면서
쉬엄쉬엄 할 수 있는 독서실 아르바이트가
맘에 들어서 인터넷 구직 싸이트란 구직 싸이트는 다 찾아보게되었죠
 
 
 
 
그래서 결국 저희 동네로 부터 20분 쯤
떨어진 곳이지만,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대학생들이 많아서인지 좋은 위치나 조건들의
구직 자리는 다 꽉 찼더군요.. 그래도 이정도면 
거리도 괜찮다싶어 전화를 드린 후 
면접을 보고 당장 그 다음 날 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요.




독서실 사장님도 친절하셨고, 독서실 외관은
비록 엄청 낡아보였지만 내부는 그런대로
깔끔했습니다. 헌데 골목길 사이에 있어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아물론
방학이라는 이유도 있었는데
특히 독서실 비수기인 11월에서 2월 사이여서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파트가 18시 부터 다음 날
새벽 04시 까지 였는데
혹 독서실 알바를 해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야간 타임은 항상 마감전에 청소를 했어야 했어요.
방은 9개정도 있었고, 여자방 남자방 반반씩
그리고 사이버방 하나 이렇게 청소를 하는데,
이것만 빼면 정말이지...
공부 하면서 용돈 벌기는 최적의 일자리 였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매일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와,
쓰레기통 분리수거 그리고
책상에 낙서나 껌 같은 것 없애기, 
화장실 청소...또.. 가장 중요한 
3일에 한번씩하는 모든 바닥 쓸기.....
이것이 간략한 제 청소 일과 였습니다




다른 독서실은 모르겠는데, 상가같은 조그마한 빌라 건물에 2층엔 독서실
그리고 3층에는 주인집이 있었고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항상 그 시간에 마감을 하고 오전 11시부터 다시 문을 열었어요




그러나 한가지 맘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마감 전 청소할 때 입니다

특히 3일에 한번씩 바닥 쓸기하는 날..........




제가 사실은 원래 겁이 좀 많은 성격인데
마감 전 새벽 2~3시부터 그나마 많으면 열명정도이고
평소 같았으면 몇 명... 어쨌든 학생들이 나가고
혼자 남는 것도 겁나는데 어두 컴컴한 독서실 안을
쓸어야 한다는게 정말 무서웠습니다.
 
 
 
 
저희 독서실 복도에는 형광등이 되어있지만
방안에는 형광등이 없고 스탠드만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방 하나당 6개의 책상이 있는데
모두 스탠드를 다 켜놓고 바닥을 쓸었습니다... 안그러면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을 뿐 더러
날씨 탓인지 건물 안도 서늘한게 등골이 오싹해지거든요..




하지만 그 정도는 다 감수 할 수 있다해도

새벽에 청소를 할때 한가지 께름칙한 것이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여자 방 바닥을 빗자루로 쓸 때 였는데요,


 

아무래도 하루에도 15~20 명은 왕래가 있으니 바닥에 3일분치
여자 머리카락이... 쓸다보면 굉장히 많이 모입니다..




여자방 네 곳을 다 쓸고 나면 정말 쓰레받이에 한 움큼 정도 나올 정도의 양이 나오더군요...




그것을 쓸 때마다 왠지모를 소름이 돋곤 했었습니다,
낮이나 장소가 달랐으면 모르겠지만
모두가 자고 있는 새벽의 텅 빈 독서실안...
너무나 고요해서 제가 기침 한 번하면 독서실 전체에 울릴 정도이니..
그런 분위기에서 혼자 여자 머리카락을 쓸고 있는 저의 모습...
 
상상가시나요?




...





그 날은 특히 학생, 취준생 분들이 이상하리만치
빨리 자리를 비운 날이 었습니다. 새벽1시도 오기 전에
저는 텅 빈 독서실에 혼자 앉아서 공부하고 있었지요..
출입문 입구로 바로 들어오면 제 당직실이 있는데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오른편에 1번 방(남자전용)이 있었어요
순서대로 2번 3번 4번.... 그리고 5번 방 부터 여자방이 시작되고
8번 방을 끝으로 화장실과 사이버방이 있었습니다.



새벽 1시 반 쯤,
그런데 갑자기 무언가 ...샤프따위가 책상에서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소리는 맨 안쪽의 
여자 방쯤에서 들리는 듯한 소리였어요....




이상하죠,, 분명이 독서실 안에는 저 혼자인데.. 하지만
집에 있으면서도 갑자기 그릇이 떨어지거나 그런 적이 있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느끼고 '누군가 책을 나두고 갔는데 잘못 얹어놔서 떨어졌나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오묘하게
싸늘해지는 기운과 왠지 확인을 해야할 것 같은 기분에
저는 그 날 일찍 청소를 한 후 쉬다가 마감하려고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들고
남자방 부터 쓸기 시작했습니다.




슥-스윽-




남자방의 학생들은 정말 더럽게 쓰는 것 같습니다. 저도 사내놈이지만
온갖 취식물 껍질이라던지 종이 쪼가리 따위 들이
바닥에 그냥 버려져 있고 ... 가끔은
책상이나 기물들이 파손되어있는 경우도 종종 ..




...
...


어 ?





그 때,

방금 저 안쪽 깊숙한 곳에서 저말고 누군가가
빗자루로 바닥을 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슥- 스윽 슥슥)



아까도 말했다시피 텅 빈 독서실은 너무도
고요해서 모든 소리가 다 울려요..
그래서 푸념을 하며 남자방을 쓸고 있을 때
저와 교묘하게 빗자루 소리를 맞추듯이.... 하지만
조금씩 엇 박자로 쓰는 소리가
여자방 쪽에서 났습니다.





스윽 스윽 스슥-

 (슥- 스윽 스슥-)




정말로 선명하게 들었어요.. 왜냐하면 방마다 다 뚫려있거든요...
무슨말이냐하면,




방마다 책상이 있고 스탠드 위에는 책을 넣을 수있는
수납공간이 있는데 그 위로 천장부분에도
건너편 방으로 다 뚫려 있고,
책상 의자에 앉은 후 발을 쭉 뻗으면
뚫려있는 밑 부분 틈으로 건너편 방으로
발을 집어넣을 수가 있어요. 이해가 가시나요?




한 마디로 1번방 바닥에 엎드리거나
책상을 밟고 올라가 수납공간위로 고개를 쳐들어
2번방 쪽으로 보면 3번 4번... 그리고 8번방 끝까지 다보여요





저는 그 빗자루 소리가 나자마자 소름이 쫘악- 끼치면서 

저도 모르게 방바닥에 납작 엎드려 건너편을 보았습니다





순간,





허억-

소리가 나자마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어요





제 눈으로 보이기에는 6번방 쯤에서 아주 하얗고 가느다란 발과 발목이 보였거든요..





아주 잠깐이었어요,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구요.
그리고 제가 그것을 보자마자 책상위론지 의자위로인지 모르겠지만
폴짝 뛰어 올라 가버린것 처럼 그 발이 없어졌습니다





저는 순간 잘 못 봤다고 생각해야만했습니다. 꼭 그래야 했어요
분명히 너무나 순간적이었기때문에 그렇게 생각 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래야만 제 정신줄을 잡을 수 있으니까요.. 말도 안되잖아요
분명히 여긴 저 혼자입니다.




저는 이 텅 빈 독서실에 혼자 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3층으로 뛰어올라가 주인을 깨워서
데려오고싶었습니다.. 무섭다고.. 하지만
사내놈이 쪽팔리잖아요.. 존심이 뭐길래 저는

'내가 지금 겁먹어서 헛것이 보인거다' 계속 되뇌이면서
꿋꿋히 바닥을 쓸었습니다.


아, 그런데 계속 그 발이 생각이나서 바닥을 쓰려고 허리를 굽힐 때마다
뒤를 한번 씩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소름이 계속 반복적으로 끼치는 바람에...
그래도
저는 그렇게 의지와 신념으로 4번 남자방 끝까지 후딱 쓸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여자방을 쓸 차례 였어요..





5번 방 문을 열려고 하는데, 아 이게... 손잡이로 손이 쉽사리 안떨어지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사장님이 항상 청소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시니...
침을 꿀꺽 삼키고 문을 열었습니다. 너무도 캄캄했어요 유일하게
복도 불 빛이 방 안으로 들어와서 문을 찔끔 연 부분만 환했습니다.
저는 들어가자마자 스탠드란 스탠드의 스위치는 다 켜고 바닥을 쓸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따라 소름끼치게 여자머리카락이 왜 그렇게 많던지요...
우선 왼쪽라인 책상 3곳을
(이 책상들의 건너편은 남자전용 4번방이지요)
구석 까지 꼼꼼히 쓴 후 오른쪽라인....을 쓸 때 였습니다.





저는 항상 한 방의 머리카락을 한 곳에 모아 쓸고
한꺼번에 쓰레받이에 담는 식으로 했는데

쓱쓱 쓸다가 보니

음?

옆 책상 밑에 머리카락 뭉치가 한 움큼이상 모여져있더군요....




제가 다른생각 할 틈도 없이 저는 재빠르게
'아, 내가 몇일 전에 머리카락을 모아놓고 안쓸었나보다...'
라고 생각해야만했습니다.



그 머리카락 뭉치는 5번방과 6번방사이의 책상 밑, 뚫려있는 부분에 걸쳐져 있었는데,



이게...









그러니까 이게..
쓸어도 쓸어도 끝이없는거에요..........................



마치 6번방에서 머리카락이 계속 딸려오는것 처럼.............


저는 다시 허억- 소리와 함께
뒤로 나자빠졌습니다.



그리고 시선이 자연스럽게 천장으로 시선이 갔는데,





 
건너편, 6번방에서 너무나도 창백한 여자가

코 위로만 보이게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흰자위를 드러낸채로

눈동자를 한 껏 내리깔아 저를 구경하고있더군요




 
...





저는 그 상태로 기절을 한건지 눈을 떴을 때는
아침 7시 쯤이었고, 3층에서 사장님이 슈퍼에 마실 것을 사러 가시다가

2층 독서실 문이 안 잠겨 있길레 들어가보니 당직실에도 사람이없고...

어떻게 된거지 하고 다 둘러보다가 발견했더랍니다..



제가 5번방 안에서 쓰러져있는 것을...



저는 사장님께 사실대로 새벽의 일들을 말씀 드린 뒤,
여기서 일을 못하겠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사장님이 헛것을 본게라고 웃으며 등을 짝- 치더 군요...

하지만 정말로 헛것이었을까요? 그 뒤로는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기절했던 그 날, 그 자리 .... 쓰러져있는 제 주위로







유난히 긴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져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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