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의견이 같을 수는 없다. 그러니 썰전처럼 '대화'를 하자."
이 부분은 그의 철학이자 본질인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동일할 수는 없다.
그러니 그것을 고치겠다며 서로 공격하고 비난할 필요도 없다.
한때 '정의'라는 명분 하에 '적'과 싸우다가 자신의 한계와 마주쳤던 한 청년이
수많은 경험과 긴 고뇌를 끝에 도달한 하나의 답이겠죠.
지금처럼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고수하기 어려운 고결한 철학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바로 뒤에 나온 발언에선 또 분위기가 일변합니다.
"국정원 동원하지 말고!"
"사찰하지 말고!"
현 정권의 비행과 약점을 직선적으로 지적해 나갑니다.
아마 시청자의 감정적인 해소 및 동조를 위한 발언으로 보이는데
이게 따로 붕 뜨지도 않고 앞의 진솔한 철학과 적절하게 맞물려 돌아갑니다.
예능 프로에 나온 짧디짧은 발언 하나에 이상과 현실정치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흔히 방어의 문재인, 공격의 이재명이라 합니다만
안희정이라는 사람은 어쩌면 공방일체의 완성된 정치인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고고하지만 현실적이다. 올바르지만 유쾌하다.
재미있는 혼종이 나타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