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http://uandromedae.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QgOMxe5Xwjw
김청초, 사람
사람이면 누구나 다 외로운거다
참 많은 것들이 마련되어있는 세상에서
제 각각의 몫으로 하루를 살고
제 살은 生만큼의 꿈을 엮어가는
격한 슬픔이
시린 고통이
때로는 사람을 여물게도 하지만
반쯤 감은 눈으로 세상 바라보다
반쯤 뜬 눈으로 세상을 접는
사람사는 모습이 매한가지다
외로운 등 하나 내보이며 산다는 것
백운순, 가슴에 피는 꽃
눈 덮힌 숲 속에
바람꽃을 본 적 있나요
바람 부는 숲길에
새소리
본 적 있나요
바람에 흔들리고
눈비에 젖어도
뜨거운 눈빛으로
피어오른 꽃봉오리
가슴에 피는
사랑의 꽃 본 적 있나요
도종환, 눈 내리는 벌판에서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발자국 소리만이
외로운 길을 걸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몸보다 더 지치는
마음을 누이고
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깊어지고 싶다
둘러보아도 오직 벌판
등을 기대어 더욱 등이 시린
나무 몇 그루 뿐
이 벌판 같은
도시의 한복판을 지나
창 밖으로 따스한 불빛 새어
가슴에 묻어나는
먼 곳의 그리운 사람 향해
가고 싶다
마음보다 몸이
더 외로운 이런 날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 부르며
사랑하는 사람 있어
달려가고 싶다
정태모, 바람의 노래
그대가 몹시 그리운 날은
나는 바람이 되어
그대 방 창문을 두들기리라
그대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문을 굳게 잠글지라도
나는 그대로 행복 하리라
한줌 바람으로 버림 받아도
그대 방 창밖에서 서성이는
그것만으로
박건호, 비는 내리고
비는 내리고
아직도 너는 내 눈에
젖어 있다
우리는 어디 쯤에서
잊혀질까
봄에 잊어야 했을 일을
여름에도 못잊고
새벽 4시가 다 되도록
나는 오늘도 불면의 바다로
침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