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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찌질한 학벌지상주의
게시물ID : lovestory_829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vhis
추천 : 2
조회수 : 46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03 15: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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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학벌지상주의>
#짧은생각 #학벌 #학력 #타이틀 #실력 #기득권 

최근 여기저기에서 학벌 블라인드제, 지방거점 국립대학 (지거국)들의 통폐합 등의 이슈에 관해서 청년층 사이에서 이런 저런 말이 많다. 난 이 두 제도에 특별히 강력하게 찬성하거나 반대하지는 않는다. 근데, 이 논의를 지켜보고 있자면, 반대 측에서 학벌지상주의를 기반으로 깔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내가 고등학교 때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학교를 왔으니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달라거나, 내가 지거국 중에서 좋은 학교를 다녔으니까 다른 "더 안 좋은" 지거국 졸업자들과 같은 대우를 받기 싫다는 이유에서 반대하는 이들이 많이 보인다는 뜻이다. (이런 태도는 연세대 원주 캠퍼스, 고려대 조치원 캠퍼스 등이 만들어질 때도 만연했었다.) 이 논리의 뒤에는 대한민국에 만연한 그릇된 학벌지상주의가 숨겨져있다. 풀어쓰자면, 이는 내가 "특정 명문대의 타이틀" 을 소유했으며, 이 "타이틀" 로부터 얻어지는 부당한 특혜/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겠다 라는 말 밖에는 안 된다. 독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이런 태도는 굉장히 찌질하고 가증스럽다.

이런 태도를 보이는 많은 이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합격한 대학인데, 그 노력에 대한 배상을 바라는 것이 나쁘냐?" 라던가, "X 대학 졸업자들이랑 나랑 애초에 실력부터가 다른데 같은 대우를 받으면 되겠냐?" 라는 식으로 반문하고는 한다. 이는 말도 안 되는 논리다. 대입을 열심히 준비한 데에 대한 배상은 좋은 학교를 통해서 비교적 좋은 강의와 공부환경, 더 다양한 기회를 접할 수 있게 됨으로 끝이다. 좋은 대학에 합격한 이후엔, 그 좋은 대학이라는 환경과 기회를 살려서 "진짜 실력" 을 쌓는 것이 맞다. 취직을 할 때 필요한 스킬, 세상에 나가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진짜 실력을 쌓으라는 말이다. 그걸 쌓기에 조금 더 좋은 환경과 기회에 노출되는 것이 열심히 대입을 준비한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이다. 실력이 다르다고? 그럼 실력으로 증명해라. 학벌이라는 간판/타이틀 떼도 실력으로 대봤을 때 자신 있다는 소리 아닌가.

그냥 기득권/특혜 내려놓기 싫다는 소리다. 알량한 자만이고 상대적 우월감이다. 내려놔라. 찌질하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특혜가 얼마나 부당한지는, 본인을 피해자의 입장에 놔보면 바로 느껴볼 수 있다. 본인이 메이저 지거국 학생이라면, 본인보다 실력이 뒤떨어지는 서울대생이 있다고 치자. 본인이 서울대 학생이라면, 본인보다 실력이 뒤떨어지는 하버드생이라도 상상해보자. (본인이 하버드생이라면... 별에별 날라다니는 실력자들 많이 봤을텐데 아직도 겨우 타이틀 따위 가지고 나대고 싶나?) 그런데, 다른 학생이 나보다 더 대우 받는다고? "겨우" 고등학교 때 공부 좀 더 한 것 가지고? 진짜 실력은 내가 더 나은데? 띠껍지 아니한가? 그렇다, 너희들이 주장한 게 그런 거다.

고등학교 때 열심히 준비한 것 알겠다. 좋은 대학 간 것 좋고, 명문대인 모교에 대해서 자부심 가져도 좋다. 다만, 그 자부심은 "내가 이런 환경에서 이러이러하게 살았다" 를 대표하는 학교에 대한 것이어야지, 그 학교 이름 자체에 대한 것이여서는 안 된다. 그건 같잖은 자만심, 오만에 가득찬 상대적 우월감으로 변질되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우리 찌질하게 살지말자.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481254995547472&id=395206470818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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