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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말하자면
그 사람 잘못이 아니다
그 사람 마음에 들어가려고
곁을 맴돈 내 잘못이다
어떻게든 나 좀 봐달라고
애썼던 것도 나였고
나한테만 다정하게 대해주길
바랐던 것도 나였다
그 사람이 나를
갖고 놀았던 게 아니라
나 좀 데리고 놀아달라고
내가 졸랐던 것이다
그 흔한 어장 관리도 아니고
그 흔한 장난감도 아니었다
한 줄기 빛이라도 좋으니
그거라도 달라고 떼쓰는 존재였다
그 사람은 이런 내가
얼마나 귀찮았을까
선을 그어도 못 본 척 다가오는 내가
얼마나 부담이었을까
내가 그 사람이라도 이런 나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다
다 내 잘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