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님이 정계 은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 후 처음 낸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유시민 작가님은
"정치를 하는 동안 내내 나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다. 작가로 돌아온 지금이 행복하다."
라고 쓰셨지요.
그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정말 위대한, 훌륭한 정치인을 한 명 잃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인으로 돌아간 후에 그토록 분을 뿜어내는 새누리 인간들과 마주앉아서도 온화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정말 정치에 대한 미련을 다 버렸구나, 해탈, 득도했구나. 미련이 없으니 저들을 보면서도 웃고 있을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유시민 작가님의 온화한 미소를 보니 갑자기 억울합니다.
막 괴롭히고 싶습니다.
다시 정계로 복귀해서 새누리 저 인간들과 싸우며 좀 살기 좋은 나라 만드느라 고생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유시민 작가님을 참 좋아하는데 이런 못된 마음이 자꾸 듭니다.(ㅋㅋ)
그런데 이미 해탈한 사람은 아무런 미련도 남지 않습니다.
미련이 안 남은 사람을 붙잡아도 신기루처럼 빠져 나가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유시민 작가님이 정말 해탈하여 속세에 모든 미련을 버린 고승이 아니라면 아직 정치에 일말의
미련이라도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그 미련을 붙잡아야 유시민 작가님을 다시 정계로 데려올 수 있을 같습니다.
아마도 유시민 작가님에게 가장 큰 마음의 빚은, 마지막까지도 내려놓지 못할 미련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에 대한 마음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유시민 작가님을 다시 정계로 데려오려면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이용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만만치 않네요.
감히 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킨 유시민 작가님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님에 대한 빚을 갚으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요?
유시민 작가님에게 누가 그런 소리를 한다면 아마 코웃음 치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하겠죠.
"난 할만큼 했다."
그 말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누가 유시민 작가님보다 더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의리를 지켰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님 서거 국면에서 유시민 작가님에 대한 민심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았습니다.
제발 대선에 나가달라고. 그래서 꼭 복수를 해달라고.
하지만 유시민 작가님은 대선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대권의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만약 유시민 작가님이 그 때 대권의지를 보였다면, 2012년 민주 대권 후보는 문재인님이 아니라
유시민 작가님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유시민 작가님이 나중에 하신 말씀으로는
"그 때의 지지율은 내 것이 아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에 대한 지지율이 나에게 반사이익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래서 난 대선 후보가 될 수 없다. " 였습니다.
대권 후보조차 고사한 분을 누가 감히 정계로 불러올 수 있을까요?
제 생각으로 단 한 명만이 유시민 작가님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님에 대한 빚을 갚으라고 말할 자격이 있습니다.
바로 문재인님이죠.
자기 온 몸을 불살라 노무현 전 대통령님 이루고자 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쉬지 않고 달려온 사람.
아직도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길 위에 서 있는 사람.
문재인님만이 유시민 작가님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님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그 길 위에 서 있는 문재인님의 요구라면 유시민 작가님도 쉬이 거절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당조차 다른 유시민 작가님에게 문재인님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습니다.
문재인님조차 저런 요구를 할 수 있는 경우는 대통령이 되어서 총리 자리를 제안하는 법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여정부 시절 장관도 했는데 장관 이하로 제안할 수는 없죠. 그래서 적어도 총리.)
아니 제안이 아니라 강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루려는데 어떻게 당신이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라며 강권해야 합니다.
유시민 작가님이 총리가 된다면 야권 통합에도 좋은 일이겠죠.
물론 총리는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리이기 때문에 더민주 내부에서 반발이 심할 겁니다.
문재인님도 마음대로 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정말 유시민 작가님의 정계 복귀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생각한다면 저는 이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야권 통합을 위한 유시민 총리 지명!
생각만으로 기분 좋아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