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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그때는 몰랐습니다
게시물ID : lovestory_828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6
조회수 : 36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7/24 19:57:28
사진 출처 : http://marci1900.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DodsUwBXJKA




1.jpg

김영애그때는 몰랐습니다

 

 

 

뜬금 없이 찾아온 그대

맘 좋은 척 한자리 내어준 것이

밤낮 가리지 않고 부등켜 울 줄

그때는 몰랐습니다

 

시간의 징검다리 맨 끝

보여주기란 늘 주저함이 있고

어둠에 길들여진 그대

가끔씩 포식되는 햇살 한줌에

목젖을 드러내도 부끄럽지 않았던

이대로

일정한 간격을 두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여물지 못한 사랑이

불뚝불뚝 길을 낸 생채기

부풀어 올라 몸살을 앓아도

한차례 홍역처럼 지나가려니

그래서 늘뒷전이었던 그대 생각이

앞질러 새벽을 깨울 즈음

외톨이였던 신음이

참을 수 없는 몸짓으로 들고 일어 난 것을

 

사랑이라 불리웠으면

애초에 마음주지 말아야 했습니다

울다 울다 도드라진 아픔만큼

그대도 따라 울지만

별리의 아픔 손 끝 까지 못질할지언정

비켜간 마음자리

두고두고 상흔으로 남겨

오늘을 기억하렵니다

비릿한 한 모금 온전히 사랑으로

그대를 보내렵니다

내 안의 그대를







2.jpg

신종호낙조

 

 

 

한 꺼풀 무너져도 좋을 세상이다

말없이 바라보는 노을 진 한강

보기 좋게 넘어지는 사람의 그림자

철교 밑으로 떠가는

주인 잃은 낡은 구두 한 짝

 

삶이여

흐른다면 모두가 만날 것이다







3.jpg

오세경()

 

 

 

누가 책()만은

책보다 으로 쓰고 싶다고 했듯이

나는 죄()만은

죄보다 로 쓰고 싶다

 

그가 책보다 

더 아름답고 더 책답다고 한 것은

책장마다 꽉 들어차 있는

불온한 영혼들의 심중에 한 획을 긋고 싶은

그 절실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죄보다 

더 섬뜩하고 더 죄스럽다

 

내가 라고 쓸 때

冊 안의 그레고르 잠자와

冊 밖의 나는

저 놀람과 두려움과 슬픔으로

잠시 교통한다

 

벌레 같은 그 글자 하나가

내 우주의 경전이다







4.jpg

모윤숙장미

 

 

 

이 마음 한편

호젓한 그늘에

장미가 핀다

 

밤은 어둡지 않고

별은 멀지 않다

장미는 밤에도 자지 않는다

 

숲 없는 벌

하늘 티지 않은 길

바람 오지 않는 동산

장미는 검은 강가에 서있다

 

너의 뿌리는 내 생명에 의지 하였으매

내 눈이 감기기전 너는 길이 못가리

 

너는 내 안에서만 필 수 있다

봄 없고비 없고하늘 없는 곳

불행한 내 마음에서만 피여간다

 

밤은 어둡지 않고

별은 멀지 않다

너는 밤에도 자지 않는다







5.jpg

이재훈남자의 일생

 

 

 

풀잎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진 애벌레

 

아스팔트 위를 기어간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피해 몸을 뒤집는다

뱃가죽이 아스팔트에 드르륵 끌린다

 

그늘을 찾아 몸을 옮기는데

온 생을 바쳤다

 

늦은 오후

뱃가죽이 뜯어진 애벌레 위로

그림자 잦아들고

온 몸에 딱딱한 주름이 진다

 

나비 한 마리

공중으로 날아간다

 

풀잎이 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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