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취하면서 살은 쪘는데 집에서 요리는 도통 안 해먹는(그래서 찐 거야) 신비로운 여징어입니다
어제 본가에서 도토리 묵을 만들어서 신나게 싸왔는데!!!!!
내 방에는 아무 것도 없쩡.. 싱거운 묵을 대체 뭐랑 먹어야 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먹을 거 하나는 진짜 잘 생각해내는 특화된 두뇌를 풀가동하여 묵사발을 만들었습니다!!
>> 인터넷에 나오는 재료 : 묵, 오이(와 양파 등 기호에 맞는 야채), 김치, 김, 육수, 참기름, 깨
>> 내가 가지고 있는 재료 : 묵, 김, 참기름 ...
그리하여 야근하고 킬힐신고 돌아오는 헬퇴근길을 지나 마트표 냉면육수와 김치를 사왔습니다.
자 그럼 본격 묵사발 만들기 시작!!
집에서 만든 묵입니다.
묵 만드는 방법 : 냄비에 물을 담고 묵가루를 물에 풀고 가스렌지를 가동한 후 대체 이게 묵이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팔이 빠지게 젓다 보면 어느 순간 묵이 완성! (정말 이게 끝이에요.... 거의 묵 상태가 다 됐을 떄 참기름을 넣어주시더군요 엄마의 어시스트로 완성)
참기름을 넣어서 그릇을 뒤집으면 쏭! 빠질 거라는 엄마의 말과는 달리...
....요지부동 ...쾅쾅콰콰코아ㅗ카와쾅쾅쾅 쳐도 안 떨어져요 ㅠㅠㅠ
그래서 빠르게 칼을 꺼내어 집도해줍니다.
섬세한 테두리 공략!! ,...후
지퍼락 밑바닥 마크가 선명하게 찍힌 반짝반짝 반들반들 윤기 좔좔 묵이 뚝! 떨어집니다.
이리저리 썰어줍니다,
묵이 집에서 만들어서 그런가 아주 쫀득해서 썰기 좋네요.
묵은 주름칼로 잘라야 제맛이라며 툴툴대면서도
일격에 챱챱챱 썰어냅니다
다 썬 묵을 준비해둔 그릇(설거지 하고 뒀다 그 자리에서 움직이는 법 없이 그대로 다시 꺼내 쓰는 그릇)에 차곡차곡 담아냅니다.
왠지 돈이 아까워서 삼겹살 구워 먹을 떄도, 반찬이 정말 없을 떄도 사지 않았던 마트표 김치를 쫑쫑 썰어서 묵 위에 얹습니다.
그리고 수개월 전 명절 시즌(설날이로군요)에 자취생에겐 이게 필수라며 친구님이 선사해 준 김을 찢찢 해서 얹습니다.
왠지 맨김 구운 게 더 맛있을 듯하지만 자취생에게 맨김이 왜 있겠어요??
조미김은 아주아주 귀한 식량이므로 딱 반 장만 쓰고 남은 김은 곱게 접어 락앤락에 보관합니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허겁지겁 냉동실에 넣어 둔 육수!! 동치미 국물로 만들어 더욱 새콤 달콤 맛있다는 990원짜리 육수!!!
...는 하나도 안 얼었네요...녜... 저의 냉장고는 미니미라서 무엇을 넣든 잘 얼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름 시원하니 괜찮아~_~
육수를 조심조심 꼴꼴꼴 붓습니다.
좀 덜 지저분하게 하려고 조심조심 부었는데도
김이 이리저리 흩어져버렸네요,..ㅎㅎ
뭐,, 그렇지 뭐 ㅎㅎㅎ
맛은
딱
식당에서 다른 음식 먹다가 왠지 허전하고 날씨도 덥고 아니면 매운 음식 먹다 생각나서 3천원 가량 내고 사먹는 그맛!!
김도 산 김, 김치도 산 김치, 육수도 산 육수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직접 만든 묵이라 그런지 탱글탱글 쫄깃해서
젓가락으로 집어 먹어도 한개도 안 부스러지고 맛있었어요><
재료로 준비해 둔 참기름은 안 썼어요. 묵 쑬 때 꽤 많이 들어간 거 같아서 ㅎㅎ
결국 묵, 김, 김치, 육수로만 만든 묵사발이었습니당
육수 세 봉지 사서 한 개 먹고 두 개 남았는데 내일 또 해먹어야징!!! 마시쩡!!!!!!
심심한 날 먹을 게 묵밖에 없는 날 나는나는 묵사발을 만들죠♩
더운 여름 초간단 묵사발 추천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