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성 우 병장 육군훈련소 |
낯설고 어렵기만 하던 군 생활이 어느새 능수능란해진 나는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을 군대에서 배웠다』를 읽었다. 막연한 의심과 함께 책을 읽어 내려갔다. 그러나 그 의심의 불씨는 더 힘든 시절, 더 열심히 군 생활을 하던 선배 전우님들의 가슴 절절한 이야기로 사그라졌으며, 그곳에는 내 멋대로 이어받은 강한 열정의 불꽃이 자리했다.
이 책은 성공적인 군 생활의 철칙에 관해 설명한다. 첫째, 명확한 목표를 세운다. 나는 지식적·재정적 부를 쌓기로 했다. 나는 다시 독서를 시작했다. 수험생이 되고, 좋아하던 책을 놓았지만, 마음 한편에 독서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다시 취미를 붙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또, 적금을 들기 시작했다. 매월 정성 들여 모아온 적금은 80만 원이 됐으며 전역 후 20년도 넘은 냉장고를 바꾸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둘째, 시간을 유연히 관리한다. 군인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면서 개인적인 목표를 이루기는 어렵다. 내 보직인 육군훈련소 분대장도 주야간의 각종 근무로 매일 일정하게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환경의 핑계만 대며 주저앉을 것인가? 이 책은 유연한 시간 관리에 환경보다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훈련병 인솔 근무 대기시간에 책을 읽고, 당직근무 때 영어 공부를 병행하며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셋째, 후임도 내 편으로 만든다. 선임뿐만 아니라 후임에게도 선임이기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를 통해 그들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어느 환절기, 에어컨 때문에 새로 온 후임은 콧물이 멈추지 않았다. 휴지를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 몰라 난처했던 내 모습이 생각나서 휴지를 챙겨주었다. 상병인 그는 아직도 감사를 표한다. 이렇듯 후임들이 곤란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도움을 주어 그들을 내 편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선임과 후임의 위치를 고루 경험하며 전역 후 앞으로의 유연한 인간관계를 위해 군대라는 사회에서 연습 게임을 해보는 것이다.
이 조언들은 나를 보람찬 군 생활로 이끌었다. 어디서든 막내에 실수투성이이던 나는 허송세월 중이었지만, 이 책을 읽고 바뀌었다. 성공적인 군 생활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만일 당신이 군인이라면, 또 그러한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들끓는 청춘의 2년을 무의미하게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