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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110. 엔트로피
게시물ID : panic_826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명의함정
추천 : 12
조회수 : 316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8/19 04: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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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류의 태동 이래로 이렇게 하늘이 밝게 빛난 적은 없었다. 이 현상을 계기로 수천개의 과학 이론들이 모두 수정되었다. 달이 초신성처럼 밝게 빛났는데 밤은 물론이고 낮에도 그 밝기가 체감될 정도였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지구에서 그 광경을 경이와 공포가 섞인 채로 목격했다.
(역자 주 : 달은 태양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달이 저렇게 밝게 빛난다는 것은 태양빛이 이전보다 밝아졌음을 의미합니다)

태 양이 점점 변하기 시작하자 인류는 쓸데없는 다툼을 멈추고 하나로 뭉쳐 파멸이 예정된 바윗덩어리로부터 탈출할 방법을 모색했다. 그리고 생존자들은 태양계 끝자락에서 태양이 점점 팽창해 우리의 옛 고향과 그곳의 모든 생명체들을 집어 삼키는 것을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지켜봤다.

우주를 떠돌아 다니며 우리는 여태까지 지구에서의 한정된 지식만 가지고 겉만 핥았던 개념에 대해 드디어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암흑 물질이었다.

암 흑 물질은 보이지 않는 힘 이상의 무언가였다. 그것은 우주를 감싸고 있는 덩굴손 같은 것이다. 모든 별과 행성 그리고 존재하는 블랙홀들을 모두 이어주는 물질이다. 암흑 물질을 연구하는 초기 단계에서 우리는 그것을 스펙트럼 상으로 가시화 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우리는 물질 속에 어떠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십억 년 전 온 우주로 전송된 그 메시지는 수학의 언어로 나타나 있었다. 수많은 과학자와 수학자들이 해독에 착수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세월이 흐르고, 학자들은 이 메시지가 사실은 어떤 질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질문은 온 우주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지성체들이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대답한 상태였다. 지구로부터 저 먼 곳에 있는 외계인들이 말이다.

이 질문을 처음 한 자와 질문의 내용에 대해서 추측해 보니 우주 그 자신이 자기의 자손들에게 질문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했다.

우주는 파멸해가고 있었고,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대답을 호소했던 것이다.
고칠 수 있는가? 구할 수 있는가? 그렇게 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종種을 지키고 우주의 모든 지성체들을 지킬 수 있는가?

뭇히 많은 종의 무수히 많은 대답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대답들은 우리의 대답과 똑같았다.



불가능함.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피할 수 없는 종말을 기다리며 우주를 떠다니기만 할 뿐이엇다.
존재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경이로우면서도 장대한 불꽃 속에서.











August Challenge라고 해서 요즘 reddit상에서 경연대회가 열렸나봐요. 올라오는 글이 모두 Sci-Fi인거로 봐서 이 장르에 대한 대회 같네요. 인상깊은 작품이 있어 옮겨왔어요. 이런 Cosmic horror도 가끔은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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