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퍼즈는 거의 접다시피 했지만 덕질은 접을 수가 없더라
어차피 오래 쉬면서 손가락도 칼질당했고 게임화면을 봐도 어질어질한게 적응이 도저히 안되고, 무엇보다 대전게임을 다시 할 담력이 없어서(..)
오래 안 들어가도 로그인 보상이 레부가 나온다한들 전혀 아쉽지가 않네요.
그냥 예전부터 생각해오고있던 떡밥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풀어볼까 합니다.
물로리는 처음으로 이클립스가 동반된 캐릭터입니다. 이전까지는 전부 세계관 안으로 묶이고, 얼마 전에서야 캐릭터 칼럼이 추가되었죠. 이클립스에는 캐릭터가 페어로 추가되면서 그들을 하나로 엮어 주는 스토리, 그리고 메인 스토리에 연결되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메인 스토리와 캐릭터 스토리에서 앞으로 이어질 떡밥을 넣죠.
지금은 거의 산으로 간 사이퍼즈 스토리와는 달리 물로리 스토리는 꽤 원래 스토리와 시기상으로도 가까운 편에 속합니다. 특히 샬럿은 세계관(처음 나왔던 세계관 이전의)에서 아주 중요한 떡밥과 관련되어 있어서 종종 스토리가 다뤄지기도 합니다. :P
(홈페이지에서 스샷을 찍었는데, 화질이 망)
중요한 건 위쪽의 사건파일과 아래의 스토리입니다.
두 사건을 모아서 정리해보면, << 연합의 자치구역인 리버포드에 화재가 일어났습니다. 화재 현장에 남아 있는 회사의 문장을 보고 연합의 능력자들이 흥분해서 앞뒤 가릴 것 없이 회사 자치구역인 글림듀를 습격해서 다이무스가 부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
(샬럿 프로필의 글림듀 화재사건은 아마 오타이지 싶습니다. 정황을 보면 저건 분명 글림듀가 아닌 리버포드거든요)
이 사건은 휴톤의 앨리셔 피습 의심과 함께 연합과 회사가 다시 싸우게 되는 큰 구실이 되었죠.
재미있는 건, 이글이 홀로 형을 위해서 사건의 내막을 조사하다가 이 사건에 안타리우스의 잔당이 개입되어 있음을 주장했죠. 아무도 들어 주지 않았지만..
이 앞선 두 사건은 '형을 위해' 조사했다는 것으로 보아 리버포드 화재 사건과 연합의 글림듀 습격인 것으로 보입니다. (앨리셔 피습을 조사했다면 그것도 재미있었겠지요?)
그래서 저는 이 사건을 이글의 주장대로 안타리우스가 내막에 있었고, 전지적 안타리우스 입장에서 한번 재구성을 해봤습니다.
안타리우스는 인형실 끊기 작전으로 인해 주력 인물인 노인을 잃었습니다. 이것은 안타리우스 전체 세력에 있어서도 큰 타격을 가져왔죠.
안타리우스가 단순한 사이비종교가 아니라 인간개조와 각국의 정계 침투 등 다방면에 걸쳐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당분간 안타리우스는 수면 밖으로 나오지 못 할 정도의 타격을 입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안타리우스는 회사와 연합이 힘을 합했을 때 저렇게 무섭다는 사실을 깨닫고 "회사와 연합을 와해시킬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그런 생각에서 나온 것이 바로 이 방화 계획입니다.
연합의 자치구역에 불을 지르고 회사의 문장을 남기면 연합은 회사에 무력 충돌을 가할 것이다, 라는 계획이었죠.
아무리 평화의 시대라 한들 연합의 지도자가 흑염에서 앤지 헌트로 교체된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회사와 힘을 합치는 것이 불만인 연합 내부세력도 분명 있을 테니까요. 아무리 사소한 증거이든 회사가 연합을 테러했다는 증거가 나오면 이러한 능력자들이 당장에 회사로 쳐들어 가겠죠.
그렇다면 어떻게 회사의 문장을 얻을까요?
중요한 물건이니 아무렇게나 가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이 아닐 테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회사 소속 능력자에게서 가져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노인이 죽고 강화인간들마저 흩어지면서 회사 소속 능력자들을 납치해서 뺏기는 힘든 상황이고, 타겟이 될 만한 건 역시 약한 어린이였겠죠. 게다가 우연히 회사에 애가 많아
반파된 안타리우스에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명왕의 총애를 받는 앨리셔나 마를렌에게 접근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었을거라 봅니다.
대신 회사 소속이면서, 명왕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고, 능력도 별 거 없어서 설령 실력행사에 들어간다 한들 쉽게 제압할 만한 샬럿이 타겟이 되었죠.
애정결핍이 이렇게 무서운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실행했을까요.
누군가를 만난다, 인형을 받는다.
삘이 오지 않습니까. 유괴입니다.
..
그 또래 여자아이들 인형 많이 좋아하죠, 흔한 멘트로 접근합니다.
"얘야, 너 정말 예쁘구나. 이름이 뭐니?"
"착한 아이구나. 아저씨가 너 예뻐서 그런데, 인형 선물로 줄게. 잠깐만 따라와봐". 뭐 이런식으로요.
.....?
아니 내가왜? 예를든것뿐인데?
아마 조사를 통해 샬럿이 겉돈다는 것을 확인하고도,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누구랑 친한지, 없어지면 찾으러 올 사람은 있는지 등등.
그래서 대애충 생각해보자면
"이따 오후에 리버포드 어디로 오면 인형을 많이 줄게. 그럼 너랑 마를렌 언니랑 같이 놀면 되잖니? 깜짝 선물이니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혼자 나와라. 아무에게도 아저씨가 불렀고 인형 준 얘기 하면 안돼"
이런 정도였을 것 같네요... 수갑치워!
애가 마를렌처럼 영악했다면 벌써 경찰신고 들어가거나 했겠지만 샬럿은 순진하다보니 그 말을 덥썩 믿은거죠.
그리고 대망의 시간, 안타리우스 파견직은 샬럿을 화재현장 근처 아무 곳으로 데려갑니다. 그리고 개구리 인형을 줬죠.
인형을 가지고 노는 틈에 아마 회사 문장을 가져갔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불을 지르고, 문장을 잘 보이는 곳에 떨어트린 다음 사라졌죠.
불을 지른 곳은 리버포드, 이 곳이 어디냐면 연합 자치구역 중에서도 코어레너드와 연결이 되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그런 곳에서 불이 났으니 바로 화재가 퍼지고 아비규환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안타리우스에게 이상적인 결말은 화재 현장에서 바로 샬럿이 붙잡혀서 범인으로 지목을 받거나, (그럴거면 성냥개비도 줬어야) 혹은 그 근처에서 타죽거나 해서 바로 회사와 연합의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었겠지요.
하지만 아무도 예상 못한 일이 일어났죠.
샬럿이 각성한 것이었습니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 샬럿은 극히 드물게 한번에 자신의 잠재된 능력 모두를 발현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사이퍼였지만 능력이 보잘것 없는 수준이었자면 이제는 회사의 주전으로 공성전에 참전할 정도로 강력해진 것이었죠.
샬럿은 비구름을 그리고 폭포수를 쏟아붓고 살수포를 뿌리면서 건물을 디스트로이 화재진압을 했습니다. 비구름, 살수포 이런 능력이 왠지 다 불 끄는 것과 비슷하죠?
샬럿이 불을 진압하는데 성공하고, 게다가 샬럿이 불을 끄고 있었다는 것을 본 목격자까지 나타나면서 리버포드 화재사건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하지만 연합 능력자들은 이 사건으로 완전 열받아서 사실 회사에서 지른 불이 맞든 아니든 회사의 자치구역인 글림듀를 습격했습니다.
아마 이 과정에서도 안타리우스는 관여했을 것입니다. 회사가 아니라서 수그러들 연합의 분노를 이야기를 과장시키거나 아니면 헛소문 같은걸 내서 결국에는 습격을 하도록 만든 거죠. 현실에서도 이런거 참 잘하는사람 있는데
글림듀는 회사 자치구역 중에서 인공 호수와 분수가 조성된 곳으로 휴양지로 쓰입니다. 여기를 습격했으니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잇따랐을 것이며, 특히 지키고 있던 다이무스까지 부상을 입었고, 결국에는 회사와 연합은 대결 양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뭐 여튼, 회사와 연합의 평화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된 사건의 전말이 이렇게 되었으리라고 봅니다.
회사와 연합의 동맹을 갈라놓기 위한 화재 사건이었고, 샬럿이 우연히 각성하게 되자 연합 내부에서도 분열을 조장해서 공격하게 만든 것.
이 커다란 스토리를 풀어 내기 위한 축으로 샬럿이 나타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팬픽으로 써보려고 갖고 있던 설정인데 이렇게 푸네요 ;D
비판 태클 뒷북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다만 마를렌 스토리는 답이 안 나오네요.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