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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보고 왔습니다.
게시물ID : military_825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あかねちゃん
추천 : 1
조회수 : 47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10/06 21:41:22
아 게시판 미아 아닙니다.

군게가 양성징병으로 벌써 몇 개월이나 시끄러운 와중에 머리를 살살 긁는 기시감이 하나 있었는데 그 기시감의 정체를 확인하고 온 기분이네요.

아시다시피 조선 3대 암군 중 가장 강력한 원탑 후보로 인조를 꼽는데 제일 큰 병크가 병조호란이죠. 이는 광해군을 재평가 하는데 있어 가장 큰 요인이며 인조가 광해군의 중립 외교를, 꼴랑 '자존심' 문제로 때려 치지만 않았으면 병자호란이 어떻게 흘러 갔을까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죠.

물론 홍타이지가 광해군의 줄타기 정도로 조선을 가만 냅둘 정도의 성미는 아니었을테니 설사 인조가 광해군의 중립 외교를 이어 받았다 할지라도 역사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 갈지는 여전히 모를 노릇이죠.

하지만 조선의 외세를 보는 눈이 시밤쾅 이라는 문제점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도 결국 고쳐지지 않았다는 점이죠.(더 웃긴 점은 그 당시의 인재들을 이리 저리 뜯어 보면 결국 주자학에 눈만 안 어두웠으면 일본과 더불어 충분히 근대화에 성공할 여력이 있었다는 점이죠.)

해서 북한 문제는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할까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북한의 문제를 자존심의 문제로 보고 있고 더 나아가 외교 또한 자존심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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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전경입니다. 차 없는 건 원래 없는 거지만 한심하게도 저 도로가 북한 고속도로 중 최고의 스펙이라는 점이죠. 한국의 고속 도로는 커녕 도시간 주요 국도 수준에도 못 미치는 데다 심지어 왕복 4차선은 평양 인근 정도고 대다수가 1 차선 2 차선이죠. 더 심각한 문제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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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빨간 도로가 북한 고속도로의 전부다(총 연장 729km) 이고 그나마 상태 좋은 도로가 저 모양 저 꼴이라는 겁니다. 한 눈에 봐도 어떤 형태의 통일이든지 북한 전역으로 물류망을 조기 완성 해서 난민 발생을 억누르기는 커녕 한국 군대를 압록강으로 보내기도 빡신 상황이죠. 

통일 직후의 중국의 한반도 간섭 명분으로 대규모 난민 발생을 꼽죠. 북한 장마당이 합법적으로 돌아 가는 와중에도, 김정은 시대 이후로 북중 국경 경계가 최고조에 달했음에도 탈북이 이어지는데 북한 정권이 없어지면 대규모 난민 발생은 거의 기정 사실로 봐야 하죠. 하다 못해 대규모 난민이 중국으로 쏠리는 사태라도 막으려면 김씨 일가가 북한을 통제 하고 있는 동안 최대한 빨리 도로망의 정비가 가장 우선이라는 건 틀림 없는 팩트죠. 

근데 여기까지 얘기 하면 대다수의 반응은 '경찰 아저씨 종북 빨갱이 간첩 새끼가 여기 있어요'죠. 

북한이랑 통일 되면 북한 땅은 한국 헌법에 규정 되어 있고 북한 주민은 우리랑 한 민족이니 그냥 우리 거 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요. 애당초 6.25 가 뭣 땜에 일어 났는지도 모르는 발언이죠. 

통일 되더라도 중국이 뭣 땜에 나서냐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럼 지금 겨우 사드 배치를 가지고 지랄 떠는 국가는 어느 나라던가요? 북한 급변 사태 시 한국군과 붙었을 때 사드 방해 안 받고 미사일 날리고 싶다는 분석이 나오는 개막장 국가 이름이 뭔가요? 

통일 이란 과정은 휴전선이 걷히는 순간부터 레이스 시작이 아니죠. 아니 엄밀히 말해 휴전선이 걷히는 순간은 통일이 시작되는게 아니라 2500 만 명 난민을 어떻게 컨트롤 할 지에 대한 폭탄의 뇌관에 불이 붙는 순간이죠. 

지금도 북한과 어떤 식으로든 통일이 되어 가는 과정 중에 있어요. 하지만 현실의 북한은 한국에서 압록강 까지 변변한 길도 없으며 북한 주민들은 유용한 인력 자원이 아니라 1년 365 일 굶주리고 학대에 지친 예비 폭도나 다름 없어요. 

한국 걸그룹이 골반 댄스 잘 춘다고 북한 주민들 배고픔이 가시는 게 아니라 휴전선 걷히면 길도 없는 산간 오지에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을 수송해야 하죠. 

그리고 북한의 낡은 인프라가 물류망 뿐만이 아니죠. 전기도 통신도 수도도 하수도도 그냥 아예 그 어떤 것도 시원하게 없어요. 거기다 자국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의 나라 내정 간섭을 자기 주머니 뒤지는 거랑 착각 하는 조폭 국가의 방해도 있죠. 

제가 지금 여기서 이런 얘기 주절주절 한다고 북한에 없던 도로 생기는 거 아니죠. 그렇다고 북한 현실에 눈 닫고 귀 닫고 북한 땅 우리 거 한다고 해서 중국이 개과천선 해서 어 북한 땅은 한국 땅 하는 것도 아니죠. 

양성 징병도 같은 맥락의 문제죠. 

중국의 방해도 뚫어야 하고 잔뜩 굶주린 북한 주민들을 당장에는 무력 으로라도 진정 시키려면 막대한 숫자의 군인이 필요한데 양성 징병 제외하면 대체 지금 무슨 방법이 있나요? 

솔직히 몇 년전에 그나마 진보적이다 라는 대부분의 커뮤니티에서 양성 징병은 커녕 출퇴근제만 꺼내도 개까이는 분위기였고 이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군인 처우 개선이 논의가 안 되는데 오프라인은 오죽 했겠나요? 

근데 지금은 군대 내 인권 개선 보다 더 빡시고 잔인하도록 현실적인 양성 징병이 논란이죠. 군대 내 인권 개선도 안 되는 판국에 양성 징병이죠. 

결국 이대로 논란은 논란으로만 끝나고 시간 지나서 휴전선 걷히는 날 오면요? 소중화 조선에 오랑캐 여진족은 순리적으로 굴복 할 거라던 인조의 말 대로 북한과의 통일도 순리 적으로 한민족인 한국이 끌어 안게 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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