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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꽃 아닌 것 없다
게시물ID : lovestory_825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7
조회수 : 52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6/19 19:20:19

사진 출처 : http://uandromedae.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aP0YdZb4cbw





1.jpg

문태준묵언(默言)

 

 

 

절마당에 모란이 화사히 피어나고 있었다

누가 저 꽃의 문을 열고 있나

 

꽃이 꽃잎을 여는 것은 묵언

 

피어나는 꽃잎에 아침 나절 내내 비가 들이치고 있었다

말하려는 순간 혀를 끊는






2.jpg

조병화탄광촌

 

 

 

석탄 먼지

청요릿집

검은 절벽 아래서 요길 한다

문경 새재는

구름에 있고

구름 아래 이곳사택촌

아해들이 줄을 넘는다

 

점촌행 버스와

서울행 버스가서로

노상서 소식 전한다






3.jpg

박재삼황홀

 

 

 

미류나무들이 햇빛 속에서

제일 빛나는 일만 끊임없이 하고 있네

옛날에도 불었던 한정 없는 바람에

온갖 것을 맡기고

몸을 이리저리 팔랑팔랑 뒤집어 가며

마치 나비와도 같이그러면서

선 자세로 하고 있으나

우리의 앉은 것보다 더 편해 보이네

 

거기에는 슬픔이라곤 하나 없고

오직 기쁨만이

넘쳐나는 것을 보네

우리의 몇 천리나 닦은 긴 수심도

실려 얹어 보라고 하네

어디서부터 그것을

풀어야 하는지 얼떨떨하게

벌써 나는 쉰 두 해를 헛되이 보냈네






4.jpg

신동엽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곰나루의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 곳에선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5.jpg

복효근꽃 아닌 것 없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슬픔이 아닌 꽃은 없다

 

그러니

꽃이 아닌 슬픔은 없다

 

눈물 닦고 보라

꽃 아닌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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