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적은 2근 3원에 시바가 있었고
우리팀은 5원, 난 앨리셔가 나왔음.
노장노모 메인고기탱이 될 운명을 통감하며 비장하게 점프기어를 탔는데
동선이 어떻게 꼬인 건지
왼쪽 점기를 탄 내가 오른쪽 2립을 먹으러 가야 했음 ㅠㅠ
쌔빠지게 달려가 립 앞에 당도하는 순간
아 맞다 시바 있었지ㅎ하며 레이더를 켰는데
눈앞에 시바가 뙇
아 깜짝이얗ㄴㅁㅂㄷㄱ
그러나 시바도 레이더가 켜지는 걸 보고 놀랐는지
순간적으로 멈칫했고,
난 다급히 x를 연타하며 무릎으로 시바의 안면을 힘차게 내려찍음
그렇게 시바는 옆에서 립 먹던 팀원으로 인해 코인으로 산화했다고 한다.
2. 어쩐지 양팀 다 한타에 관심이 없어서
몇 번의 한타 없이 123 타워를 신속히 바꿔먹은 상황.
트루퍼 싸움에서 전지를 뺏기고
적들이 맵 우측에서 슬쩍슬쩍 노출되는 게
5번 타워를 노리는 듯했음.
옹기종기 타워 근처에 모여서 언제 들어올까 경계하고 있는데
우리 루시가 저 반대편에서 혼자 립을 먹고 있는 거임
참고로 루시는 노레이더ㅜ
누군가 핑을 계속 찍었으나 루시는 이쪽으로 올 생각이 없는 듯했고
루시를 봐주러 가야 하나 고민하며 루시에게 별을 날리는 찰나,
타워 오른쪽으로 적 근캐가 진입하며
정신없이 한타가 시작됨.
우리 피터 궁이 기가 막히게 들어간 덕분에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고
적들은 너덜너덜해진 전지 쪼가리들만 남기고 빠르게 물러갔는데
마실 나갔던 루시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을 연타하며 돌아옴.
그리고 어느새 전광판에 올라있는 시바...
어찌 된 일인고 하니
평화롭게 립을 먹던 루시에게
야생의 은신시바가 나타나 킬힐을 찍었는데
마침 그때 루시한테 별이 도착해서 시바가 튕겨나갔다는 거임
ㅋ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꾸역꾸역 립을 먹은 게 헛일은 아닌 듯,
시바를 역관광시킨 루시는 그렇게 껄껄 웃으며 무사귀환.
3. 우리 루시는 이외에도 계속해서
립 못 먹어 죽은 귀신이라도 씐 사람처럼
게임 내내 매우 열정적으로 립과 철거반을 학살하러 다녔음.
나는 그런 루시를 물가에 애 내놓은 심정으로 불안하게 계속 쫓아다녀야 했는데
루시가 또... 거의 만렙을 찍고서 물려버린 거임ㅜ
당시 위치가 맵 우측 중앙이었는데
난 안개쪽 골목을 둘러보던 중이었기 때문에 발각이 안 된 듯했고
적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튀어나오는 게
작정하고 다같이 몹몰이를 온 것 같았음
나는 쪼렙인 내가 대신 죽더라도 우리 립돼지를 살려야한다는 책임감을 느낌
옆에서 열심히 천벌 때리고 하면서 어그로를 좀 끌다가
적진 한가운데로 블링크해서 단체로 눈뽕을 먹이는 데 성공했고,
그렇게 어찌어찌 루시를 빼내서
오른쪽 골목을 나란히 달리는 그 시점까지도 나는
시바가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는데
본진 오른쪽 입구 앞
골목 앞에 자욱히 깔린 안개 지역으로 발을 뻗으며
아무 생각 없이... 마치 휠업하듯 습관적으로
자축빛을 날리는 순간
뱉!
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시바가 저쪽으로 날아감
ㅋ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바... 왜 그랬어... 왜 그러고 기다리고 있었어...! ㅠㅠ
본의 아니게 시바를 기지 쪽으로 배달한 나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팀원들에 의해 그녀가 순식간에 증발되는 모습을 보며
가슴 깊이 사무치는 미안함을 느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