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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아, 지독한 사랑이네
게시물ID : lovestory_823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56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01 19:25:56

사진 출처 : http://uandromedae.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KOWx5RWoSY8





1.jpg

박남준화살나무

 

 

 

그리움이란 저렇게 제 몸의 살을 낱낱이 찢어

갈기 세운 채 달려가고 싶은 것이다

그대의 품 안 붉은 과녁을 향해 꽂혀 들고 싶은 것이다

화살나무

온몸이 화살이 되었으나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있다







2.jpg

이명수

 

 

 

모습을 드러낸 감옥은 감옥이 아니듯

마음을 드러낸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내 사랑의 말은

마른 가지 끝에 잠드는

아픈 이파리들의 수화(手話)

찬 손으로 켜는 뜨거운 불이다

아직 생겨나지 않은 슬픔과

이제 막 태어나려는 꿈을 위해

기약 없이 준비하는

사랑의 말이다







3.jpg

이해인장미를 생각하며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 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

 

'살아야 해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4.jpg

이경임담쟁이

 

 

 

내겐 허무의 벽으로만 보이는 것이

그 여자에겐 세상으로 통하는

창문인지도 몰라

 

내겐 무모한 집착으로만 보이는 것이

그 여자에겐 황홀하게 취하는

광기인지도 몰라

 

누구도 뿌리 내리지 않으려 하는 곳에

뼈가 닳아지도록

뿌리 내리는 저 여자

 

오 잿빛 담장에 녹색의 창문들을

무수히 달고 있네

 

질긴 슬픔의 동아줄을 엮으며

칸나꽃 보다 더 높이 하늘로 오르네

 

누구도 뿌리 내리지 않으려 하는 곳에

뼈가 닳아지도록

뿌리 내리는 저 여자

 

오 잿빛 담장에 녹색의 창문들을

무수히 달고 있네

 

질긴 슬품의 동아줄을 엮으며

칸나꽃 보다 더 높이 하늘로 오르네

 

마친네 벽 하나를

몸속에 삼키고

온몸으로 벽을 갉아 먹고 있네

 

지독한 사랑이네







5.jpg

이정록의자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다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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