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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7일 미국의 한 산부인과에서는 또 하나의 생명이 태어났다.
그리고 여기 방금 전 자신이 낳은 아기를 보며 오열하는 아내와 그것을 슬픈 눈으로 처다보는 남편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순간이여야 할 시간 슬픔에 잠긴 이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거주하던 아내 케리와 남편 로이스 영 부부는 친한 친구로 시작한 7년간의 연예 끝에 결혼하여 사랑스러운 두살배기 아들을 가진 결혼 8년차의 중견 부부였다.
큰집을 가진것도 재산을 많이 가진것도 아니였지만 이들은 서로의 사랑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2016년 가정에는 놀라운 소식이 찾아왔다.
케리가 임신을 한 것이다.
부부는 자신들에게 찾아온 이 작은 천사의 이름을 에바로 짓기로 결정하였고 새로운 생명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화목했던 이들의 가정에 불행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임신 12주 후 찾은 병원에서 의사가 조심스럽게 부부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고 어두운 의사의 표정을 본 부부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의사에 입에서는 그들이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이 나왔다.
'에바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로이스와 캐리는 무엇이 잘못됬는지에 대하여 의사에게 물어보자 의사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에바는 지금 무뇌증을 앓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태어난 아이는 사산될 확률이 매우 높고, 살아남더라도 짧으면 30분 길어도 일주일 밖에 살지 못합니다.'
에바가 온전한 몸으로 태어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로이스는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케리는 그 이야기를 듣자말자 오열하였고, 떨고 있는 아내를 부둥켜 안은 로이스 역시 눈물을 흘리며 서있었다.
의사는 로이스와 케리에게 안쓰러운 얼굴로 조기분만을 권했고 부부는 침묵했다.
고통스러운 선고를 들은지 30초가 지났을 무렵 눈물 범벅이 된 케리는 의사에게 말을 꺼냈다.
'만약 제가 열달을 다 채워서 아이를 낳으면 우리 아이의 장기를 남에게 기증 할 수 있을까요?'
케리의 이야기를 들은 의사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고 곧 케리는 로이스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에바의 생명으로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단 한 번만이라도 에바를 안아보고 싶어요."
자신이 그저 불행에 대한 충격에 빠져있을때 그 짧은 순간 큰 결단을 내린 아내의 눈을 바라본 로이스는 아내에게 경외감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로이스는 아내의 등을 토닥이며 고개를 끄덕였고 부부는 말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온 로이스는 과연 아내가 태어나자 말자 죽을 아이를 20주 동안 품고있을 슬픔과 고통을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을 했지만,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고통스러울 아내가 자신의 감정을 묻어둔 채 태연하게 뱃속의 에바에게 말을 걸며 웃는 모습을 보자 이내 곧 걱정을 접어두기로 결심했다.
이후 부부는 매일 매일 뱃속의 아이에게 말을 걸며 자신들의 사랑을 전했고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화목한 가정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부부는 오클라호마의 한 장기기증센터에 에바의 이름을 등록하였고 이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5개월이 지난 4월 17일 운명의 시간은 부부를 찾아왔다.
고통스러운 몇시간에 걸친 산통이 캐리를 엄습했고 로이스는 부디 아내와 딸이 별일 없기를 기도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에바는 세상밖으로 나오지 못한채 엄마의 뱃속에서 조용히 숨을 거두게 되었다.
자신의 뱃속에서 죽어서 나온 에바를 본 케리는 자신의 따뜻한 손길을 한번도 받지 못하고 떠난 에바를 보며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던 로이스 역시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에바의 장기는 두명의 다른 아이에게 기증되어 소중한 생명을 살리게 되었다.
부부는 에바의 죽음이 헛되이 끝나지 않은 것을 감사히 여겼고 이 부부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소셜미디어에 퍼져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에바의 출산을 앞두고 안타까운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온 한 언론의 인터뷰에 로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에바가 태어나 맨 처음 맞이하는 생일에 촛불을 부는 걸 보고 싶습니다.
또 걸음마를 배우다 거실에 넘어지는 걸 바라보고 싶구요.
커서는 남자애들과 문자를 하다 휴대폰 요금폭탄을 맞는 것 또한 보고 싶습니다.
저는 저의 딸이 길을 따라 쭉 걸어나가는 것을 세상 그 누구보다 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