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댓글을 다는 것은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을 걸어가는 것과 같다.
-어떤 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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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에서 흔히 볼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첫 댓글이 그 글의 댓글 분위기를 결정짓는 현상이다.
보통 추천만 많고 반대는 없는 댓글,
혹은 반대만 많고 추천은 없는 댓글을 보면,
우리는 그 댓글(혹은 글)의 추천/반대수만 보고 '이건 절대적으로 옳은(틀린) 말이야' 와 같은 착각을 하기 쉽다.
오유 내부적으로 추천/반대/악플 시스템을 도입하자고 말이 나왔던 것도, 추천/반대수가 그 글의 옳고 그름을 파악해주지 않는다는 의견 하에 나온 주장이었고.
이는 오유인들도 몇 년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사이트이니 만큼, 첫 댓글에 휩쓸려 객관적인 시각을 잃어버리는 일은 여전히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헌데, 요즘 들어 첫 댓글이 56/8 같은 추천/반대수를 받아, 메달은 달고 있지만 색깔은 연한 푸르딩딩인 경우가 자주 보인다.
그리고 어김없이, 그 글의 말미에는 분명 자신의 색다른 의견을 피력하여 분위기를 반전시킨 댓글이 항상 존재했다.
이는 필시, 무심코 첫댓글에 휩쓸려 추천한 50여명 외에, 댓글을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자신의 소신껏 반대를 누른 8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다수의 의견에 반대한다고 해서 무조건 소신이 있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대체로 틀린 경우가 많다)
하지만 100개의 댓글을 검증하여 억울하게 묻힐 1개의 댓글을 재평가할수 있다면, 나는 그것을 위한 콜로세움을 얼마든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추천만 많이 받은 잘못된 정보가, 옳은 것인 양 받아들여지기 전에 소신껏 반대를 날린,
혹은 반대만 많이 받아 욕먹고 묻혀지기 직전의 댓글이, 재평가될 수 있도록 소신껏 추천을 날리고 댓글을 달아 옹호한,
그런 오유인들이 나는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