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에도 당연히 문재인을 지지했지만 솔직히 문재인은 저에게도 백퍼센트의 매력적인 정치인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어요. 이건 저만의 비밀이었는데 이제야 시인해보네요.ㅋㅋ
사실 갓 정치인이 된 사람이기도 했고, 그리고 노무현의 존재가 저에겐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남아있었으니. 본인도 자신은 노무현 대통령처럼 정치에 필요한 연예인적 기질이 전혀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치인으로 나서기에 부족한 사람이라고 몇 번을 거절했으니. 어떤 점이 사람들을 확 끌어모으는데 부족했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으리라고 생각해요. 문재인의 눌변을 들으며 내용을 떠나서 전달력이 아쉽다 생각했으니까요. 비판받는 것처럼 인터뷰가 속시원하지 않은 것도 맞죠. 노무현 대통령처럼 간명하게 말하면서도 특별한 단어와 문장들로 쏙쏙 들리게 하는 기술도 부족하니까요.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단점들을 저도 알고 있었기에 참 속상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저의 판단을 반성하게 된 것은, 마치 전남친을 기준으로 현재 남친을 재단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에요!ㅇㅅㅇ 현재 남친은 누구와도 비교되는 존재가 아니라 그 사람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인데! 비교하지 말아야 하는데. 너는 너인데. 너는 너로서 만나야 하는데, 너의 장단점이 있는 것인데, 저는 자꾸 문재인을 노무현과 끊임없이 비교했던 것이죠. 그러고나서는 그 사람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문재인을 더욱 사랑하게 되더리고요.
요즘 그분을 보면서는 정말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특히 총선 때 호남을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전국 정당이자 1당으로 만들었을 때 무척 기뻤어요. 노무현이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보며 자신의 정치 과업이었던 지역주의 해소에 결국 실패했다고 자인할 때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요. 진보의 실패가 아니라 노무현의 실패라고 말했을 때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런데 그 말이 진정한 의미가 저는 지금에야 와서 이해가 가요. 지난 근 두 달 간 가슴이 찌릿했어요. 정말 노무현의 실패였구나. 진보의 실패가 아니었구나. 자신의 실패라고 명명해준 그분을 존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것을 어떻게 견딜까 싶도록 주위에서 물고 뜯어도 민주당에서 더이상 공천장사하지 못하게 시스템 공천 관철시켜놓고 나왔을 때 이 사람은 진짜구나 생각했어요.정말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아는 것이구나, 그 사람을 아는 것이 사랑이구나, 다시 깊이 깨달았네요.
이번에 촛불집회 때 함께한 친구와, 노무현의 이 말이 책속에서 나온 말이 아니었음을, 머리에서 지식으로서 나온 말이 아니었음을 다시금 물리적으로 깨달으며 소름을 느꼈다고 서로 이야기했어요.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마십시오. 낡은 정치를 바꾸는 힘은 국민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어찌보면 원론적이어서 낭만적이게 들릴 수도 있는 이 선명한 말을 내뱉기까지 그는 얼마나 많은 현실을 겪고 인내하고 속으로 삼키고 자기의 말을 만들어냈던 것일까요. 왜 그렇게 기득권이 노무현을 미워하고 증오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요즘이네오. 그들의 모든 커넥션을 잃게 만드는 시스템을 만드는 존재는 얼마나 꼴보기 싫고 두려운 사람이었을지. 참여정부 5년 동안 그들은 축소된 커넥션으로 살아가며 얼마나 이를 갈았을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정치에 고개를 돌리는 순간 국민은 주권자의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정말 멋진 말이에요.
전남친이 내게 준 좋은 영향은 그대로 내 삶에 풍요가 되어주겠지만 현재 남친인 그에게 느끼는 사랑이 더욱 깊어지는 것이 놀라워요. 전 제 부족한 생각을 현명하게 일깨워주는 사람에게 사족을 못 쓰거든요ㅋ_ㅋ 문재인님의 삶을 알아갈수록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많이 배우게 됩니다. 노무현과는 다른 미학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분이에요. 전 문재인 고구마님이 안 그런 척 하시지만 본질은 매우 쿨하고 세련된 분인 것 같아요. 알면 사랑하게 되나니 그 후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_< 생각, 살아온 길이 정말 멋진 분을 청와대로 보내주고 싶네요. 너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론은 문재인 너무 좋아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