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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사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게시물ID : lovestory_822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1
조회수 : 53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5/18 19:04:57

사진 출처 : http://imagination.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QC-Yexit_Ok





1.jpg

최무자기와 위에 쓰는 시

 

 

 

백담사 대웅전 옆 기와 불사 보시전

갓 지어진 몸으로

지붕에 오를 날 기다리는

해맑은 기와 한 장 집어든다

 

잠깐 머물다 떠날 이승의 그 집에

마음자락 아픈 이 있었다면

하얀 글로 수놓은 기와 한 장

기만히 덮어 주고 싶으이







2.jpg

한미영밀가루 반죽

 

 

 

냉장실 귀퉁이

밀가루 반죽 한 덩이

저놈처럼 말랑말랑하게

사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동그란 스텐그릇에

밀가루와 초면(初面)의 물을 섞고

내외하듯 등 돌린 두 놈의 살을

오래도록 부비고 주무른다

우툴두툴하던 사지의 관절들 쫀득쫀득해진다

처음 역하던 생내와

좀체 수그러들지 않던 빳빳한 오기도

하염없는 시간에 팍팍 치대다 보면

우리 삶도 나름대로 차질어 가겠지마는

 

서로 다른 것이 한 그릇 속에서

저처럼 몸 바꾸어 말랑말랑하게

사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3.jpg

도종환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제 속에서 거듭난 것들이 모여

논둑 밭둑 비로소 따뜻하게 합니다

참나무 어린 잎 하나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제 속에서 저를 이기고 거듭난 것들이 모여

차령산맥 밑에서 끝까지 봄이게 합니다

우리도 우리 자신 속에서 거듭납니다

저 자신을 죽이고 다시 태어난 사람들 모여

이 세상을 아직 희망이게 합니다







4.jpg

임술랑휴지통

 

 

 

어지러움이 거기 고여 있다

들여다보면

이 방안 것 모두 쓸어

그 속에서 밸밸 돈다

우물 깊은 곳을

들여다본다

거기 달도 떠 있다

언젠가는 우리가

그 곳을 통하여

가야할 길도 뵌다

그렇게 들여다보니

내 머리칼 산발이다

어지럽다







5.jpg

허영자

 

 

 

산 속 맑은 냇물에

손을 씻는다

 

아차

또 죄를 지었구나

 

깨끗한 물을

더럽힌 죄

 

손이 지은 죄를

물이 또 씻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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