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초. 출장으로 일본 후쿠오카에서 3일 간 지내게 됨.
원래 묵으려던 호텔에 방이 없어서 (후쿠오카 가깝고 호텔 많다고 무시하고 도착해서 체크인하겠다며 예약안했다가 당일 원래 가려던 곳 못 묵고 딴곳 간 바보 )
옆의 다른 작은 처음 듣는 이름의 비지니스 호텔로 들어감.
저녁먹고 방에 오니 심심해서 밤 마실을 나감.
주변 구경 하고 과자랑 음료수를 사서 호텔로 향하니 11시 경.
묘하게 길에 사람도 없고 매우 한산하고 비가 솔솔솔 내렸었음.
이동네는 되게 조용하구나 하고 호텔로 들어가려는데 호텔 로비로 가는 메인게이트가 안열리는 거임. 통유리로 된 자동문인데 문이 안열림.
유리문 안으로 프론트가 보이는데 사람이 안보임. 불 다켜져 있는데 직원은 하나도 없는 거임. 투숙객도 없음.
센서가 고장나서 나를 못 읽는가 유리문 센서 밑에서 한참을 춤을 춤. 하지만 열리지 않음. 사람도 쭉 안보였음.
작은 규모의 호텔이라서 밤에는 직원 퇴근하고 문 잠구나? 하고 시계를 봤는데 아직도 11시 정도임.
어쩌나 하고 서있는데 밖에서 2층으로 바로 연결돼는 계단으로 갑자기 어디서인가 나타난 배낭 멘 아줌마가 올라가는 뒷모습이 보였음. 그 아줌마도 편의점 봉지 같은 걸 들고 그 계단으로 올라가서 식당과 컨퍼런스룸으로 연결된 2층 문으로으로 뒤도 안돌아 보고 바로 들어감.
저거다! 해서 따라가려고 나도 따라 달려 올라갔음. 그때부터 기묘한 경험 시작.
2층 문은 반투명 유리문이었는데 안에는 불이 다 점멸되어 있었음. 2층의 시설은 10시 이후에는다 마감하고 문을 잠구는 것 같았음. 그래도 아줌마가 그 문을 밀고 들어가시는 것을 분명히 내 눈으로 봤기에 안에 불이 없어서 깜깜했지만 문을 밀어 열었음.
문을 열었더니 복도가 보였음. 복도가 있고 양쪽으로 작은 컨퍼런스 룸들과 조식 홀이 있었음. 마감 후라서 방은 잠겨있는 듯 보임. 불도 다 꺼져있고 유일한 빛은 엷은 초록색 비상구 표시등 뿐이었음.
정말 무슨 공포영화에 나올법한 씬이었음. 순간 움찔 했지만 아까 들어간 아줌마 생각에 '뭔가 안에 길이 있겠지 ' 하고 쭉 들어감. 지금 생각해봐도 그걸 왜 따라 들어갔는지 모르겠음.
어두운 복도를 따라 쭉 들어갔음. 아줌마 흔적도 발소리도 없었음. 열심히 어둠을 헤치고 걸었더니 비상계단 철문이 보였음. 다른 문이 없었기 때문에 아줌마가 그리로 갔을 것이라 확신함. 그래서 나도 비상계단 문을 열고 들어갔음.
비상구로 들어갔더니 그제서야 좀 이상한거였음. 그냥 다시 나가서 밖에서 프론트로 전화를 걸어봐야겠다 생각에 철문을 다시 열려니 문이 잠겨있음. 자동으로 잠기는거였어!!?! 꼼짝없이 투숙하는 9층까지 걸어 올라가야했음.
한층 한층 올라가면서 층층이 비상구 문을 다 열어봄. 찰컹철컹. 다 잠겨 있었음. 한 6층부터 뭔가 무섭기 시작함. 그렇게 9층으로 올라갔지만 역시 9층도 잠겨 있었음.
아줌마는 어디로 간걸까? 하며 갇힌 상황이 무서워서 어디론가 전화를 해야겠다 하고 일단 다시 들어왔던 2층으로 내려감. 아줌마가 어디간걸까 생각에 점점 무서워짐.
2층 비상구에서 호텔 프론트로 전하려고 번호를 누르며 잠긴 비상구 문을 무의식적으로 다시 열어봄.
근데 이게 열리는거임.
진짜 누가 장난질한거 같이 아까 분명 당기면 철컥철컥 잠겼던 문이 이제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열리는거임.
벙 하고 문열어서 안을 봄.
여전히 어둡고 초록색 가이드 불밖에 없음.
그대로 겁나 달려서 온길로 다시 나갔음. 처음 들어왔던 문으로 나가서 로비 메인게이트로 다시 달려갔더니 자동문 아주 잘 열림.
심지어 프론트에 직원 4명이 바쁘게 늦게 체크인하는 관광객 가족들을 맞이하고 있었음.
아까 분명히 날 못 읽던 센서가 너무 이상해서 한참을 또 센서 아래서 춤을 춰 봄. 진짜 아무 문제 없이 작동함.
그래도 이상해서 프론트 사람들에게 물어봤음. 혹시 여기 프론트는 밤에 닫냐고, 아까 혹시 프론트 자리 비웠었냐고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24시간이라고 자기들 계속 있었었다고 함.
다음날 바로 호텔 바꿈.
아직도 무슨 일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뭐에 홀렸다는 기분이 이런 것 이란 것 을 처음 알았어요. 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