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네
게시물ID : lovestory_822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4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17 21:00:56

사진 출처 : http://uandromedae.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h9HDhFKmgAM





1.jpg

길상호모르는 척아프다

 

 

 

술 취해 전봇대에 대고

오줌 내갈기다가 씨팔씨팔 욕이

팔랑이며 입에 달라붙을 때에도

전깃줄은 모르는 척아프다

꼬리 잘린 뱀처럼 참을 수 없어

수많은 길 방향 없이 떠돌 때에도

아프다 아프다 모르는 척

너와 나의 집 사이 언제나 팽팽하게

긴장을 풀지 못하는 인연이란 게 있어서

때로는 축 늘어지고 싶어도

때로는 끊어버리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감전된 사랑이란 게 있어서

네가 없어도 나는 전깃줄 끝의

저린 고통을 받아

오늘도 모르는 척,

밥을 끓이고 불을 밝힌다

가끔 새벽녘 바람이 불면 우우웅

작은 울음소리 들리는 것도 같지만

그래도 인연은 모르는 척







2.png

김기홍돌담

 

 

 

발길에 걸리는 모난 돌멩이라고

마음대로 차지 마라

그대는 담을 쌓아보았는가

 

큰 돌 기운 곳 작은 돌이

둥근 것 모난 돌이

낮은 곳 두꺼운 돌이

받치고 틈 메꾸어

균형 잡는 세상

뒹구는 돌이라고 마음대로 굴리지 마라

 

돌담을 쌓다보면 알게 되리니

저마다 누군가에게

소중하지 않는 이 하나도 없음을






3.jpg

김정희보름달 속으로 난 길

 

 

 

오랜만에 친구 만나 거나해진 아버지

자전거 뒤꽁무니에 나를 앉히며 말했다

기왕에 가는 거

저놈에 달도 태우고 가자꾸나

 

아버지 등과

내 배 사이에

대소쿠리만한 달이 끼어 앉았다

셋이서

창영동 고갯마루 길을

달려 올랐다







4.jpg

김시탁아름다운 관계

 

 

 

배롱나무 가지에

새 한 마리 날아와

앉는다

새가 날아와 앉을 때

가지는 둥치를 꼭 잡기 위해

잠깐 흔들린다

흔들린다는 건 반갑다는 나무의 몸짓이다

온종일 서서 새를 기다리는 나무

떼 지어 날아올 새를 위해

날마다 잔가지를 늘려가는 나무

사람들이 모르는

그들의 관계가 아름답다

그 관계가 좋아

나도 몸을 흔들어 가지 하나를

뻗고 싶다







5.jpg

고재종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네

 

 

 

아이가 가리키는 손끝에

목련나무가 있네그 가지에서

이제 한창 부푸는 꽃송이들이

너도나도 새하얀 비둘기 되어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하네

몸의 반쪽에 중풍을 맞은 노인은

대꾼한 눈이네그가 애써

아이의 손끝 쪽을 바라보자

꽃비둘기들 이윽고 날개를 펴네

 

세상의 입이 온통 환해지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