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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반지와 문재인 디모테오
게시물ID : lovestory_821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렌지짱
추천 : 5
조회수 : 124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5/15 15:17:26
☧ 묵주반지와 문재인 디모테오  
                                  

내 왼쪽 넷째 손가락에 
끼워진 이 묵주 반지는 
내게 종교 이전에 어머니다.

20년전 한창 변호사로
바쁠 때 어머니가 주셨다.
성당에 잘 안가니 
복잡한 세상살이에 마음을
잃지 말라는 뜻이었을게다.

부모님은 공산당에 
가입하라는 압박을 
견디지 못해, 함경남도 
흥남에서 피난을 오셨다.

피난민 생활은 
고생, 그 자체였다.

양말 장사를 하던 
아버지가 부도를 맞자
어머니는 노점등 거친 일도 
마다하지 않으셨지만
가난은 떠날줄을 몰랐다.

어느 날...부산역에 
암표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을 듣고 어머니는 
나를 앞장 세우셨다.

거제에서 부산역까지 
그 먼길을 갔는데 
어머니는 바라만 보셨다.
날이 저물고...

끼니도 거른 채 다시
그 먼 길을 걸어 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훗날..
까닭을 여쭈니 
그저 웃으셨다.

아마도 자식 앞에서 
작은 법이라도 어기는 모습 
보일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비록 가난했지만 
가야할 길과 가지 말아야할 길을 
보여주신 어머니.

“어려울 때는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라.”

“아무리 힘들어도 가지 
말아야 할길을 돌아보지 마라.”

나의 좌우명인 이 말은 
어머니에게서 배운 것이다.

오늘도
나는 어머니의 
묵주반지를 보며
그 가르침을 새긴다.


ㅡ 문재인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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