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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목숨이란 그런 것인가
게시물ID : lovestory_821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6
조회수 : 48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12 19:59:51

사진 출처 : https://beautifulplaceswcollection.tumblr.com/

BGM 출처 : https://youtu.be/XXxms73mSck





1.jpg

박경숙마취

 

 

 

무서움이란 어둠 속에서만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소리 없이 감아 도는 전율

파닥거리던 날개

늘어뜨린 채

눈만 끔벅거린다

감미로운 음악

산호섬의 쪽빛바다

눈물도 마취(痲醉)가 된다

몸 안에 키워온 미련의 덩어리

그를 품은 아픔이

이리도 큰 것이었을까

베어낸 상처에 새살을 고르며

다시금

날개를 꿈꾼다







2.jpg

신주원내 안의 자유

 

 

 

검은 모자를 쓰고 마음을 가린다는 것이

세상을 가리고 있었다

 

하늘 잠긴 호수에 몸을 적시며

물속에서 별을 본다

팔과 다리에 지느러미를 달고

검푸른 호수 속을 유영하다가

별이 하늘로 오를 때 따라 오른다

 

호수는 연꽃 꿈의 요람지

마음껏 유영하며 날으는 내 안의 자유다

 

초록상상의 자유 속으로







3.jpg

정임옥목숨

 

 

 

여름 한낮

남한산성 오른다

배꼽 위는 멀쩡한데 아래가 누렇게 죽은

소나무 한 그루를 보았다

가지 많아 근심 잘 날 없던 그 나무

뿌리부터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수혈 받은 자리엔

개미가 들락거려 반들반들 길까지 나 있다

 

독야청청해 온

수령 오백 년의 소나무

여력 다해 마지막 기상 세우고 있는 걸

그 아래 누워 낮잠을 청하다 보았다

끝끝내 곁에 붙어 피를 말리던 가지들

목숨이란 그런 것인가

떠나려면 주저앉고

있으라면 가버리는







4.jpg

김주대

 

 

 

빈병 실은 리어카를 끄는 할머니 허리

활처럼 하얗게 굽는다

 

할머니 생애에 쏘지 못한 화살이

남아서일까

 

언덕을 넘어

팽팽하게 휘어지는 허리







5.jpg

정공량꽃을 보며

 

 

 

멀리 두고 떠난 마음이 돌아와

한나절 햇빛으로 눈부시다

아직은 기억 밖이라며

몰려간 바람이 안부를 묻는다

세상은 가벼워질수록 아름답다는

말씀의 진리가 익고 있다

어떤 슬픔 어떤 기쁨이 고여

세월을 목 메이고 있는가

돌아볼 수 없는 세상의 끄트머리

아직 불타는 시간을 위해

가벼운 마음을 준비해 둔다

기쁨의 천리 밖 만리 밖까지

마음의 종소리 울려퍼져

내가 그 향기 끝까지 닿을 수 없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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