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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결혼 생활이 끝나가는건가요...?
게시물ID : gomin_8213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hnY
추천 : 11
조회수 : 1560회
댓글수 : 127개
등록시간 : 2013/08/28 16:16:23
안녕하세요. 글이 조금 기네요..


이제 겨우 결혼 3년 다 되어 가고 있지만, 계속되는 부부싸움으로 지쳐있는 사람입니다.

와이프는 제게 돈 얘기를 자주 합니다. 돈 없어서 불행하다고, 비참하다고...

가끔 시댁에 대한 안좋은 소리도 합니다.

우리 집안 돈 없는게 싫다고...짜증난다고...

모르고 결혼한 것도 아닌데 제 원망을 많이 합니다.

그런게 예의가 아닌 것을 떠나서 우리 집안과 남편의 자존심을 얼마나 건드리는 건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도 크게 화 안내고 잘 참아왔습니다.


솔직히 우리 부부가 돈을 못 버는건 아닙니다. 부부 맞벌이 연봉 합쳐서 8000 정도 되네요..

다만 애기 키우는 비용, 전세자금 대출 상환 때문에 저축을 좀 많이 하고 있어서, 생활비가 부족한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하지만 절대 비참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거죠.


제가 예전부터 와이프에게 누누히 얘기했던게 있습니다.

"조금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살자."

"잘 되는 사람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계속 불행하다고 느낄 뿐이니까 비교하지 마라."

"우리보다 훨씬 못 한 사람들 많다."

"종자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전세도 못구하고, 사업도 못한다. 지금 우리는 종자돈을 모아야 하는 시긴데, 지금 당장 집이 없다고, 사업을 못한다고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지금은 현재에 충실하면서 열심히 돈 모으면서 때를 기다려야 할 때다."

하지만 항상 제 말은 듣지도 않죠. 저보고 재정상황에 대해 신경도 안 쓴다면서, 그에 대한 스트레스는 자기만 다 받는걸로 생각합니다. 

너무 부정적입니다...

뭐...너무 생활비가 부족하고 애기까지 키우다보니 스트레스 받는 건 이해합니다.

수시로 짜증에 화내고...그렇게 자주 싸웠습니다.


엊그제는 문득...진짜 이대로 가다가는 부부 관계가 되돌릴 수 없는 지경까지 갈 수도 있겠다는 걱정에 와이프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좀 돈독한 부부관계를 만들자고, 사이좋게 지내자고.. 

사실 이런 제안은 이제까지 제가 여러번 했습니다.

근데 와이프는 언제나처럼 단박에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못한다고 거절하며,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부부 사이에 돈이 전부다.", "돈 줘", "지금 생활이 너무 비참하다." 등등의 말을 하더군요.

저도 설득하다가 같이 열받아서 싸우고...그렇게 엊그제는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어제 굉장히 황당한 상황이 생겼습니다.

와이프 친구중에 선술집을 2년 전에 오픈한 친구가 있습니다. 결혼 초반부터 간다 간다고만 하다가 못 갔었죠.

돌잔치때도 축의금을 무려 20만원이나 했던 친구네요..

근데 바로 하루전에 돈이 없어 비참하다니 어쩌니, 앞으로도 상황이 똑같을 거니 그렇게 하소연 하던 애가 이런 얘기를 합니다.

"10월달에 경조사비 조금 여유 생기면 그 친구 술집에 가서 10만원 정도 매출 올려주고, 현금으로도 10만원 주고 오자..."

......친구한테 받은거 돌려주는거, 저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바로 하루 전에 돈이 없어 죽네 사네 비참하네 하던 와이프가 이런 얘기를 하니까 솔직히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조용히 설득했습니다.

우리 지금 생활비도 없어서 비참하니 어쩌니 하고 있는데, 만약 10월달에 경조사비가 여유가 생긴다 하더라도 그 여유돈을 생활비로 우선 사용하는게 맞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니 친구한테는 가서 10만원 정도만이라도 매출 올려주고 오고 그 후에 여유가 생기면 몇번이고 가서 매출 올려주고 오자고...그게 낫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근데 와이프가 황당해 하면서 짜증을 내더군요.

그런걸 어떻게 할부식으로 나눠서 하냐면서....

쪽팔리지도 않냐고 하네요.. 자기 자존심은 어떻게 할 거냐고...

저보고 세상을 모른다고 하네요...


그래서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요약해서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어제 돈 없어서 비참하다고 하던 애가, 갑자기 경조사비 20만원을 쓰자는게 말이 되냐.

여윳돈 단돈 5만원이라도 급할 때 생활비로 쓸 생각하는게 낫지 않냐.

받은거 돌려주지 말자는게 아니라 조금은 천천히 하자는 거다.

내가 볼때 너는 돈 없어서 힘들다고 했지만, 아직 덜 힘든것 같다.

그런게 쪽팔리다고 생각하는 걸 보니 넌 니 이미지, 체면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더니 전화와서 화내고 한바탕 하더니, 시어머니, 즉 우리 어머니께 여쭤보자고 합니다.

홧김에 알겠다고 합니다. 

그러고 자기는 자기 가족들한테 카톡방에 물어본다고 합니다. 

저까지 6명이 포함되어 있는 처가쪽 어른들 단체 카톡방입니다.

일단 제가 퇴근하고 집에가면 만나서 어찌 얘기할지 같이 생각하자고 했습니다. 그때쯤 되면 화가 가라앉고 다시 둘이서 얘기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진짜로 터트릴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말은 그리 하자고 했지만, 차마 제 어머니께 말씀을 못 하겠더라구요. 진짜 할 생각도 없었구요.

그런 부부사이의 부끄러운 일을 집안 가족, 어르신들한테 다 까발린다는게 어디 가당키나 합니까?


근데 갑자기 카톡에 장문의 글이 올라오더군요...

그 전날 자기가 돈 때문에 제게 했던 말들은 쏙 빼고, 저를 친구한테 받은거 돌려주지 말자는 치졸한 놈으로 몰고 갑니다.

그 카톡 보는 순간 뒷통수가 띵...한것이 머리가 머~엉 해져서 백치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모든 처가댁 식구 앞에서 저희 부부 치부가 다 드러나는 순간이었죠...

아니. 제가 처가댁 식구 앞에서 똥같은 놈으로 찍히는 순간이었죠...


누가 잘못을 했던 그런 부부사는 바깥에 내서는 안되는건데....

순간 자포자기 하게 되더군요. 이왕 이렇게 된거 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에 몇가지 틀린 부분, 빠진 부분 수정 및 추가 해줬습니다.

그리고 친구한테 몇번 나눠서 갚는게 쪽팔리는게 아니라, 이렇게 어른들 계신 이 카톡방에서 이런 얘길 하는게 진짜 쪽팔린거라고 얘기해줬습니다.

그런데 카톡방의 동서, 처형은...이렇게 말씀 하시더군요.

"당장 굶어 죽는것도 아닌데, 마음 불편하게 있을게 아니라 친구한테 받은건 갚아야 한다고......"

이건 뭐...어이가 없더군요. 제가 언제 갚지 말자고 했습니까??


제게도 결혼한 여동생이 있습니다.

만약 제 여동생이, 매제가 바람을 폈다거나 이혼을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닌, 이런 똑같은 주제로 처가댁 있는데서 이런 문제를 까발려서 남편 얼굴에 똥칠을 한다면...

일단 동생을 혼낼 것 같습니다.

남편도 있는데 니가 여기서 이러면 남편 입장이 뭐가 되냐고...

하지만 카톡방에는 그런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네요...

정말 짜증이 폭발해서 카톡방을 나와버렸습니다.

처형이 따로 카톡으로 말을 걸어도 그만 얘기하자고 해버렸습니다.

그래도 굉장히 억울합니다. 과연 제가 틀린걸까요?


사실 그런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예전에도 싸울때 쪼르르 처가쪽에 전화해서 그대로 일러 바치는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그렇게 하는거 아니라고 몇번을 타일렀습니다.

니가 그러면 난 처가댁 식구 앞으로 못 본다고...

근데 똑같은 일이 이번엔 무려 6명의 카톡방에서 또 발생했네요..

저는 제 집안 쪽에는 우리가 싸우는 일 없다고 얘기합니다. 그런 세세한 얘기까지 하게 되면 앞으로 와이프가 시댁 식구 보는게 힘들어 질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작 와이프는 언제나처럼 자기가 뭘 잘못한건지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얼이 빠져서 멍하게 머리 부여잡고 있으니까, 제 친한 친구가 옆에서 그 광경을 다 보고 카톡도 쭈욱 읽어보더니 제게 한마디 합니다.

"새꺄, 니 이리 불쌍하게 살았나?"

"나 이제까지 니 와이프 진짜 좋게 보고 친하다 생각했는데, 이제 나 니 와이프 안 볼거다."

"나보고 결혼하라는 소리 한번만 더하면 죽여버린다."


어제 그 일 있고 난 뒤에 맘 속에 변화가 생기더라구요.

이제 끝이다. 이젠 내 아들의 아빠로만 살거라는 결심이 섰습니다.

이제까지 와이프의 부정적인 성격, 불같은 성격, 참을성 없고, 유아독존 같은 성격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강경책도 써봤고, 회유책도 써봤는데 결국 제게 돌아오는건 짜증과 화 뿐이었습니다.

똑같은 얘기를 제가 열번을 해도 안통하는게 처남이나 다른 가족이 하면 바로 수긍하는 경우도 다반사...

대체 남편을 얼마나 하찮게 보면 이럴까 하는 자괴감이 하루에도 몇번이나 들때도 많습니다.


1년쯤 전에는 이런일도 있었습니다.

제가 교회를 정말 싫어합니다. 그래서 교회를 다니는 것 같길래 결혼전에 물어보니, 자기는 성당에 나가도 된다고 얘기하길래 넘어갔었습니다.

근데 결혼하고 난 뒤에 "난 교회 나갈래. 성당 안 갈거야."라고 합니다. 

맞습니다...또 싸웠죠...

근데 그 후 한번 저를 확 뒤집어 엎어서 탈탈 털어버리는 사건이 생깁니다.

처형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입니다.

어느 평일날, 제가 회사에 있을때 처형이랑 와이프가 아들을 데리고 교회에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전 내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죽어도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럼 퇴근 일찍해서 애기 보고 있던가..." 이러네요..ㅎㅎ

그날 나름 일찍 조퇴 했습니다. "아들아. 악의 구렁텅이에서 아빠가 구해줄게."라고 생각하면서요.

집에 가니까 이미 가고 없더군요. 시간이 늦어서 들어오길래 목소리 높여서 한소리 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내가 분명 절대 안된다고 하지 않았냐고, 다시는 애기 데리고 가지마라.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런식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도 안빠지고 꼬박꼬박 애기 데리고 교회를 다녀오더군요.

나중에는 제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면서도 얘기했습니다.

어떻게 내 말을 이렇게 철저하게 무시할 수가 있냐고...

수요일 정도부터 3일을 두통을 달고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콧방귀도 안 뀌더군요. 집에 와서 제가 화내면 대꾸도 안하고 자기 할 일만 합니다.

말이 안 통한다고 판단한 저는 금요일 저녁에 긴 편지를 써서 건냈습니다.

하지만 1년 정도가 지난 아직까지도 답을 못 받았습니다.


저희는 만난지 8개월만에 결혼을 했습니다.

네... 좀 급하게 했죠. 

만약 성격을 좀 더 파악할 시간이 있었다면, 결혼 절대 하지 않았을 겁니다.


뭔가 제가 노력하면 변화의 조짐이라도 보이면 희망을 가지고 가겠는데, 제 말이라고는 통하지 않는 상대라 별로 자신이 없네요.

이런 상황을 제 부모님께서 아시게 된다면 얼마나 마음 아파 하실까요. 죄송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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