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1
삼각산 줄기를 따라 흘러서
동네 뒤로 이어진 낮은 산에는
지금 아카시아 꽃이 만발하였습니다.
하얀 꽃잎을 자랑하는 아카시아 꽃은
벌의 노력으로 우리는 얼마 후면
향기로운 꿀을 맛볼 것입니다.
아카시아 나무를 심은 시기가
너무 오래 되어 수령이 많고
여기저기 노목이 많습니다.
벌을 기르는 양봉가들은
특별한 대책 없이 세월만 가면
아카시아를 못 볼 수도 있답니다.
아카시아는 우리에게 많은
이로움을 준 나무입니다.
봄에는 아름다운 꽃과 꿀을 주고
여름엔 그늘을 주고 큰 장마에는
산사태의 위험을 막아주었습니다.
가을에는 잔가지를 쳐서 아궁이에
불을 땔 수 있어 추위도 막았습니다.
아카시아 향기를 느끼면서
산을 내려오는 발걸음이
즐겁고 가벼웠습니다.
2
전쟁의 피해와 밥지어먹느라 온 산이
민둥산이었던 시절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산에 나무를 정성들여 심어서 가꾸었습니다.
여름장마가 오면 산사태가 제일 무서웠고
추운 겨울에는 땔 나무가 없어서
민초들은 걱정을 했었습니다.
이제 그런 걱정은 책에나 나오는
멀고먼 옛날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나무들이 심은 기간이 오래되고
고목이 되었다고 새로운 품종 나무
심기를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산에 나무가 많으면 맑은 공기
정화와 순환이 빠르고 동식물들의
서식지로 생명을 지켜준다고 합니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산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늘고
높은 산 찾는 사람 많아졌습니다.
3
며칠 사이 깊은 산에서 큰 일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실수로 던진 불씨가
원인이 되어 강원도 깊고 산의
나무를 무수히 태우고 있답니다.
작은 실수로 수 십 년 키운
나무를 한 순간에 잿더미로
만드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원인이 무언가 확실치 않지만
자연 발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군가 한 사람의 실수가
이토록 큰 피해와 가슴 아픈
걱정꺼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많은 인력이 동원되어
불씨를 잡고는 있지만
쉽지 않다고 합니다.
옛날 불조심 표어 중에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잘 쓰면 이로운 불 실수하면 큰일 이라 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
아름답게 가꾸어 물려주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