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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학생의 하루.txt
게시물ID : humorstory_4190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X
추천 : 4
조회수 : 115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6/13 21:52:46
AM 04:30

기상하여 학교 갈 준비를 한다.

나는 한 중위권 대학의 생물학 전공 대학생이다.

사실 나하곤 어울리지 않는 대학이다.

내가 공부를 잘 안해서 그렇지 머리는 좋아서 공부만 했다면 SKY 쯤은 그냥 갔을꺼다

어휴 수능치고 재수나 할껄 왜 이런 똥통학교에 와서는..


AM 05:00

학교로 가는 버스에 오른다.

나는 1학년까지 마치고 군대를 갔다 왔고 2학년으로 복학을 했다.

지금은 2학년 1학기 이며 기말고사 기간이다. 그래서 이렇게 아침부터 학교 도서관으로 공부를 하러 가는 것이다.

1학년 때는 군대 간다고 탱자탱자 놀며 시간을 보내 학점 관리는 수평선 너머로 보냈었다. 풋 그땐 정말 철 없었던 것 같아

뭐 2학년 1학기 중간고사도 전역했다는 기분에 취해 그냥 보내긴 했지만.. 뭐 그정도는 할 수 있는거 아니야? 전역했는데!

비록 중간고사는 망쳤지만 어차피 이 학교 수준 학생이라면 내가 기말만 조금 공부해서 잘 치면 A는 그냥 나올테니 걱정은 없다.


AM 06:00

학교 도서관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본다.

몇몇 자리에 책이 올려져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자리는 비어있다. 역시 이 학교 수준이란..

어떤 한 자리엔 카페인 음료가 서너개 쌓여있다. 여기서 밤이라도 새나 보다. 쯧.. 밤 샌다고 공부 다 잘하는건 아닌데..

혀를 차며 내 자리에 앉았다.

앉자마자 졸음이 쏟아진다.

어차피 일찍 왔는데 조금은 자도 될 꺼야


AM 09:00

헉 일어나보니 벌써 9시다. 주변도 자리도 조금씩 사람이 채워져 있다.

뭐 어차피 계속 졸렸으면 공부 안됬을테니 에너지 충전한거라 생각하자

그나저나 오늘 첫 강의가 10시부터인데.. 그냥 아침 밥이나 먹고 강의 들으러 가야겠다.

공부는 오후부터 하지뭐


AM 10:00

강의가 시작되고 교수님이 출석을 부른다.

"김OO"

"예~"

"이XX"

"예!"

"김가담"

.....

"김가담? 가담이 안왔어?"

김가담은... 누구더라.. 아 생각났다 우리과 과탑이다. 1학년때 평점 4.4를 맞았다나 뭐라나..

갑자기 뒤에서 누가 들어왔다 김가돔인것 같다.

"혁헉 교수님 저 왔습니다."

그런데 꼴이 참 웃기다ㅋㅋ 머리는 산발에 화장은 커녕 세수도 안한 듯한 얼굴, 츄리닝 패션..

필시 집에서 늦잠이나 자다가 헐레벌떡 온 것이 틀림없다. 에휴 과탑이라는 애가 이정도니 원..


AM 11:20

교수님이 말한다.

"자 1학기 수업은 이걸로 끝이내요.. 음.. 그런데 한 30분 남았내요 뭐 얘기나 좀 하죠?

여러분은 인생 계획이 어떤가요? 어느정도 설계 해 놓았나요? 아니 그것을 떠나서 당장 이제 여름방학인데 무엇을 할 것인가요?

이런 것들은 수업보다 더 중요한 내용들이랍니다. 구체적으로 이번 여름 방학때 계획이 있는 학생? 김가담 학생은 어떤가요?"

김가담이 대답한다.

"저는 이번 여름 방학때 해외 자원봉사 활동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프로그램을 통해 봉사도 하고 외국어도 배울 것 입니다."

나는 속으로 비웃는다

ㅋ봉사활동은 무슨 너 꼴을 보면 누가 널 위해 봉사해야 할 것 같은데 ㅋ

에휴 교수님도 참 진도 끝났으면 그냥 마쳐주지 해야할 공부가 얼마나 많은데

쓸대 없이 인생계획이니 지금이 제일 중요하다느니 그런 얘기만 하고 계시내.. 뭐 그냥 항상 듣던 똑같은 소리 지겹다..


PM 00:00

드디어 강의 끝이다! 어휴 지겹다 지겨워~~

12시도 됬고 하니 또 조금 출출 한걸... 점심이나 먹자


PM 01:00

점심도 다 먹었고 다시 공부를 하러 도서관에 가볼까나~

아니지 어차피 또 2시에 강의 있잖아.. 들어가서 1시간 집중도 안될텐데 그냥 바람이나 쐬다 수업 가자


PM 02:00

또 강의가 시작됬다. 이번 시간에 교수님이 시험 전 총 정리를 해준다고 했으니 잘 들어야지...


PM 03:30

헉 깜박 잠들어 버렸내.. 이런.. 시험 얘기 많이 했을텐데 어쩌지..

강의 끝나고 앞에 있는 애한테 필기 좀 보여달라고 해야겠다.

강의는 20분 남았지만 나중에 필기 보면 똑같을테니 그냥 유머 사이트나 돌아다니며 놀아야겠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1학기 동안 매일 내 앞자리 앉은 애인데 이름을 모르겠다. 얘기도 안해봤다 아니 한번 해봤던 것 같은데..


PM 03:50

수업이 끝나고 난 내 앞에 있는 애를 불렀다

"야"

"왜요?"

왜요라니 참 어이가 없다. 하지만 필기를 봐야 하므로 꾹 참고 말을 잇는다.

"필기 좀 보여줘"

그러자 그 아이의 미간이 찌뿌려진다.

"아이참 오빠는 중간고사 때도 빌려가셔 놓고선 기말때도 그래요!"

아.. 내가 이 아이하고 한번 얘기 해본게 중간고사때 필기 빌리느라 그랬던 것 같다. 여튼 간에 일단 필기는 빌려야 한다.

"아 그래도 한번만 더 보여줘"

"이번에는 싫어요"

좋게 봐 줄려 했더니 애가 건방지다. 이게 감히 선배를..

"야 내가 그래도 너 선배고 오빤데 그거 하나 못해주냐"

버럭 소리를 지르니 주변이 조용해진다. 그래 이럴 때 애들 기 좀 죽여놔야지 내가 1학년일땐 안그랬는데 요즘 애들은 통 기강이 없다.

"자요 봐요"

흥 진작에 그럴 것이지

나는 그 아이의 필기를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찍고 다시 도서관에 갔다. 이제는 진짜 공부해야지


PM 04:00

아 도서관에 왔지만 통 공부가 안된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켜보니 아까 보고 있었던 유머사이트가 뜬다.

어? 아까 올렸던 댓글이 추천 5개나 받았내! 역시 나의 센스는 대단해~

유머 사이트나 더 둘러봐야지 댓글도 남기고~


PM 04:30

으아 이제 새자료가 없내 놀만큼 놀았으니 공부하자!


PM 04:35

아 새로 쓴 내 댓글은 어떻게 됬을까? 궁금하내

추천수 : 0 / 반대수 : 0

..음 별거 없내


PM 04:40

댓글을 확인한다

추천수 : 1 / 반대수 : 1

오 관심이 들어오기 시작했어


PM : 04:45

또 댓글을 확인한다. 

추천수 : 1 / 반대수 : 3

흠?? 반대 수가 더 많내


PM : 04:50

또 다시 댓글을 확인한다.

추천수 : 2 / 반대수 : 15

뭐야 반대로 뒤덮혀 버렸잖아-_- 사이트 수준하고는 쯧쯧..

에잇 몰라 댓글확인한다고 집중도 안되내 새로 시작하는 셈 치고 게임이나 해볼까


PM 06:00

아 하트 다 썼다. 이젠 진짜 공부해야지 많이 늦었어

프랭클린의 X-선 연구는 DNA가 나선구팡!조임을 강력히 시사라스트팡!했다. 뿐만 아니라 나팡!의 모양과 크기...

아 더럽게 집중 안되내 어차피 저녁시간이니 저녁이나 먹고 다시 힘내서 공부하자


PM 06:30

배부르다. 이제 다시 공부를.. 그런데 식당 TV에서 하는 시사 프로그램이 너무 재밌내..


PM 07:00

우리나라가 이래서 안돼 쯧쯧.. 허.. 넋놓고 TV 봤더니 벌써 7시야 빨리 도서관 가자


PM 07:05

아 이는 닦고 가야지..

어휴 근데 내 옆에 놈 보소.. 무슨 학교에 머리 한껏 꾸미고 얼씨구 귀걸이까지 ㅋㅋ 이래가지고 공부하겠나 ㅋㅋ

딱보니까 군대도 안갔다온 것 같은데 군대나 가라 어린것아..


PM 07:10

자 이제 이도 닦고 다했으니 공부하는거야!


PM 08:00

워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 조금만 쉬다가 다시 공부해야지

어휴 도서관 밖에 커플 참 많내 나는 왜 여자친구가 없을까.. 에휴 들어가서 다시 공부나 해야지


PM 08:10

음.. 내 말년병장때 자대 전입 온 이등병놈이 말하길

자기 여자친구 생긴게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가 잠시 밖에 나갔다왔는데 여자친구가 쪽지를 남겨서 사귀게 됬다는데..

흠... 난 걔보다 키도 크고 더 잘생기기도 했는데.. 흠흠 어쩌면 여기 중 몇사람이 나를 보고 있을지도?ㅎㅎ

스리슬쩍 나가볼까?


PM 08:15

이제쯤 들어가볼까? 아니야아니야 이제 나간거 확인하고 쪽지 쓰고 있을 수도 있잖아?

쪽지 쓰고 내 자리에 가져다 놓는데 내가 딱 마주치면 얼마나 민망하겠어ㅋㅋ

조금 이따가 가자


PM 08:20

아참 음료수까지 주고 싶어할지 모르는데 내가 이렇게 자판기 앞에 버티고 있으니 어쩔 수가 없겠내

뭐 쉬는겸 밖에 산책이나 한번 하고 와야지 아까 공부 열심히 했으니까 ㅎㅎ


PM 08:25

어 갑자기 비가 온다냐;.. 에이 오늘 10시까지 공부 하려고 했는데 그냥 9시에 가야겠다.

시간도 얼마 안남았내 남은 시간 열심히하자

그리고 지금쯤 들어가면 있겠지?ㅎㅎ


PM 08:26

있을리가 없지.... 공부나 하자.....


PM 08:30

시계를 본다

아 아직 30분 남았어


PM 08:35

다시 시계를 본다

아 아직 25분 남았어 열심히 하자


PM 08:40

또 다시 시계를 본다

으어 아직도 20분 남았다...


PM 08:45

아씨 계속 시계만 보게되고 공부 하나도 안하게 되내

이제 15분 남았으니까 그냥 밖에서 담배나 한대 피면 9시일테니 집가야지


PM 08:46

어? 비가 안오내 그냥 소나기 였나봐

10시까지할까.. 아니다 그냥 지금 가자 ㅋㅋ


PM 09:00

도서관을 나설려고 하는데 아까 카페인 음료가 쌓여있던 자리에서 익숙한 뒷모습의 사람이 앉아있다

김가담이내.. 거기가 쟤 자리였구나 밤새 여기서 공부 한거일까?

에이 ㅋㅋ 그래도 그래봤자지 나한텐뭐 ㅋㅋ


PM 10:00

집에 왔다 어머니가 수고 했다고 반겨주신다

나도 뿌듯하다

이때까지 열심히 공부 했으니 자기 전까진 좀 쉬어볼까??


AM 02:00

헉 게임 한판만 한다는게 벌써 이 시간이다

내일도 일찍 나가야하는데 얼른 자자


AM 02:05

곰곰히 오늘 하루를 분석 해보니 어차피 아침 일찍 가게 되도 피곤해서 자는 것같다.

그럴바엔 차라리 집에서 더 자고 가는 것이 좋아보인다.

4시 30분으로 맞춰져 있던 알람을 5시 30분으로 맞추고 다시 잔다.

역시 난 똑똑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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